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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목련
채종옥
장편소설
신국판/240쪽
2023년 5월 8일
979-11-6855-146-6
16,000원

■ 작가의 말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제가 작가의 말을 쓰려고 많은 생각을 하다 성당에 가서 기도했습니다. 그때 제게 강렬한 느낌으로 떠오르는 말씀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통해 이 세상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여 임하소서

주여 임하소서 내 마음에
암흑에 헤매는 한 마리 양을
태양과 같으신 사랑의 빛으로
오소서 오 주여 찾아오소서


내 피요 살이요
생명이요
내 사랑 전체여 나의 예수여


당신의 사랑에 영원히 살리라
오 내주 천주여 받아주소서


내 나아 가리다
주 대전에
성혈로 씻으사 받아주소서


거룩한 몸이여 구원의 성체여
영원한 생명을 내게 주소서


영세 받을 때 편안하게 가슴에 와닿았던 좋아하는 성가를 적었습니다.


2023년 봄에
채종옥


■ 본문 중에서



*하얀 목련



잠실벌 종합 운동장 메인스타디움에서 금세기 최고의 테너 가수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9월의 밤은 맑고 서늘했다.
45,000여 관중석의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화려한 막이 열렸다. 첫 번째 순서로 호세 카레라스가 ‘당신은 항상 내 마음에 있어’를 불렀다. 감미로웠다. 이어서 플라시도 도밍고가 매혹적이고 중후한 목소리로 ‘아모르 비다 데미 비다’를 불렀다. 마지막으로 밝은 음색이면서도 고음역에서 강력한 힘을 느끼게 하는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완벽한 발성으로 ‘나를 잊지 말아 주오’를 불렀다.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 소리가 대단했다. 역시 그 풍부한 성량은 파바로티의 진가를 느끼게 했다. 관중을 사로잡는 귀에 익숙한 곡들을 들으며 모두가 이 자리에 있는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귀빈석에는 김윤이와 그녀의 남편 한상우가 일찌감치 자리해 있었다. 상우는 윤이의 다친 마음을 어떻게든 낫게 해주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녀를 위해 모든 일정을 잡아놓았다. 그는 자신 때문에 웃음을 잃어버린 윤이가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어떠한 정성도 아끼지 않을 작정이었다.


플라시도 도밍고의 ‘아무도 잠들지 못하리’ 파바로티의 ‘별은 빛나건만’ ‘그라나다’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 깨끗한 발성으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소리가 이어졌다.
윤이는 어둡고 답답했던 마음이 시원하게 트이는 것을 느꼈다. 근래 들어 우울증으로 그녀의 고운 눈매와 아름다운 모습이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소소한 일상에서도 모든 것을 아름답게 바라보며 긍정적으로 살아왔던 그녀가 후회하며 먼 그리움으로 내닫고 있다. 윤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쩌면 그 사람도 이곳에 오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어서였다. 먼 기억 속의 그는 윤이에게 마음의 피난처였다. 이따금 스쳐 가는 바람에도 웃음을 선사하던… 어쩌면 아직도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그는 윤이가 지탱할 수 있는 힘이었다.


카레라스, 도밍고, 파바로티가 ‘오 솔레미오’ 그리고 베르디의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을 차례로 불렀다.


어느새 마흔일곱이 된 윤이는 그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소녀적인 모습이었다. 평범한 일상에도 감사하며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의 삶을 가꿔나가던 윤이가 인제 와서 한상우와 함께 살아온 날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아프게 후회하고 있다. 애써 잊어보려고 해도 쉽게 잊히지 않는 그날의 악몽들은 윤이를 괴롭히고 있었다.

작가의 말  |  2
등장인물  |  8



Ⅰ. 하얀 목련


회오리  |  14
독버섯  |  22
독백  |  31
멈춰버린 시간들  |  33
끝없는 방황  |  35
회상  |  40
동네병원  |  46
세실리아 언니의 기도  |  47
부모님 산소를 찾아  |  49
의문의 전화  |  58
기적  |  60
동네에서 만난 사람들  |  73
비에 젖은 미시령  |  84
8월 15일, 관악산에서  |  88
의지가 되어준 지수 언니  |  89
후회  |  97



Ⅱ. 시간 여행


대둔산의 추억  |  102
다시 만난 그 사람, 강현수  |  110
청년회  |  124
연애편지 대필  |  127
바닷가에서 만난 박승우 중위  |  129
억새와 할아버지  |  138
김현식 아재  |  150
친구 임민영  |  154
우유배달  |  167
사비나  |  172
실명의 위기  |  183
수영  |  201
수지침  |  206
노인잔치  |  208
인자한 할머니  |  217



Ⅲ. 치유의 시간들


이탈리아 성지순례  |  222
현주 엄마 재결합  |  229
성당 돌계단을 오르던 귀여운 아기  |  233
그렇게 기다리던 피정  |  235
성서의 오솔길에서  |  238

채종옥


이 장편소설은 내가 살아온 날의 비망록(備忘錄)이다.
누군들 살아오면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만 겨울의 빈자리는 너무도 외롭고 쓸쓸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 빈자리는 봄이 오면 채워질 것이란 소망 속에 살아왔다. 사막의 길은 깊은 상처이다. 치열하게 상처받고 살아온 고통의 멍에 속에서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 고뇌 사색의 과정을 거쳐 왔다. 사랑은 더 큰 시련 속에 성숙과 완성이 올 것을 믿고 산다. 높다는 것은 공허함이요, 넓다는 것은 허무함인데… 그대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아픔이란 왜 내성이 생기지 않는 것일까.
겪을 때마다 이리도 아픈 것일까.
이 작품을 쓰며 한 가지 깊이 깨달았다.
“누군가를 위해서 깊은 속울음을 울어보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사랑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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