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의 말
*프롤로그
이루미&권세연
“반복적으로 무기력함이 와요.” 세 살, 아홉 살 아이 둘을 둔 엄마의 말이었다. 첫째 키우고 둘째 키우며 계속되는 육아, 엄마 역할은 잘하고 싶지만 생각보다 효능감도 어떤 아웃풋도 쉽지 않으니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무기력과 막중한 책임감이 주어진 일이다. 긴 병에 효자 없듯 긴 육아에도 활기찬 부모 되는 건 어렵다. 엄마뿐 아니라 아빠도 마찬가지다. 그 순간엔 아이들조차도.
결혼 후 감당해야 하는 역할이 많아지고 나와 다른 성별, 성향, 연령의 사람들과 가장 가까이서 매일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0.78명. 한국은 2022년 합계출산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 및 고금리의 여파로 삶이 팍팍해지는 가운데 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루어 시간과 금전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고 생각하니 심적으로 부담스러움을 느껴 결혼하고 출산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점점 남편, 아내, 아이로 구성된 가정을 주위에서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개인만의 행복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아빠, 엄마, 아이들이 모인 가정의 형태로도 완전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을 출간했다. 가정 안의 마음 무게와 숙제는 곧 인류의 무게와 숙제다. 남편과 아내로 살며 느끼고 얻은 것들, 우애와 스마트폰 없는 놀이에 관한 생각들을 나누며 그것들을 함께 풀어갔다.
한국 최초로 100명의 대규모 가족이 함께였기에 가능했다.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부부들의 책임감과 자책감, 아이들의 경쟁과 질투, 스마트폰에 대한 걱정은 오히려 그런 나눔을 통해 서로의 부담감을 내리고 미소와 여유까지 주었다. 태어나서 수동적으로 가족이 된 자신이 결혼해서 능동적으로 가정을 가꾸어가는 한 개인으로 되기까지 다양한 자신을 만나는 과정이기도 했다.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은 이처럼 개인의 행복을 심도 있게 맛을 볼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진정한 해방감, 그것은 무언가로 가득 찬 마음이 헤아려지는 순간 출구라도 찾은 듯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