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이어지는 삶의 과정 속에 새겨질 작은 문장부호 같은 시집
오늘을 내려놓고 차 한 잔에 시를 섞는다
어머니,
누군가의 딸로 태어나
누군가의 어머니가 된
수많은 그녀들 중 당신께서
시작도 끝도 집어삼킨
마침표의 환영에
이름을 새기었습니다.
-‘시인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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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의 환영
하늘 높이 허상의 검은 점이 떠 있다 그것을 가까이 올려다보면 내 얼굴이 비추는 것 같기도 하다가 내 검은 눈동자와 한 데 뒤엉켜 경계가 없어지는 블랙홀이 된다
각만의 필터를 뒤집는다 하늘은 까맣고 점은 희어진다 세상은 반대로 도망치기 바쁘고 난 등 돌린 채 내 시간을 쏘아 올려 거기에 익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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