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幸福이 있더냐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너의 작은 베개가 혹 너의 사랑을 알지는 않더냐
해가 저문 저녁
길을 잃고 헤매이는 어린양이 그리워서 나는 이 詩를 쓴다
<한용운의 군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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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고무신
당신이 나를 버리시면
문밖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이 벗어놓은 하얀 고무신을 가슴에 품고……
어디선가
큰 기침소리가 나면
선잠에 깨어
가슴속에 있는 고무신을 더듬거립니다
새벽녘에
꿈속에서
당신은 나를 포근히 안았습니다
깜짝 놀라
눈을 떠보니
눈 위에 발자국이 있었습니다
당신이
오실 때까지
하얀 고무신을 곱게 간직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