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이 책 한 권은
한 장의 자선음악회 티켓입니다.
목축을 하며 살아오던 유목민 그들,
지구온난화로 가축이 떼죽음을 당한 그들
2014년에는 영하 40도의 강추위로 생명줄인 가축 6백만 마리를 잃었으며, 그 후에도 주기적으로 자연의 재앙이 찾아오고 있어서 삶을 이어갈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이곳은 35도가 넘는 5월이지만
그곳에서는 눈이 내리고 있는 쓰레기 난장에 서서 한 끼를 해결하고 있는 사진을 봅니다.
쓰레기장에서 하루 오천 원 벌이로 입에 풀칠 하는 그들입니다.
판매 수익금 전액은 생계가 막막한 몽골 비어콤비나트 주민들에게 보내지게 될 것입니다.
2019년 5월
강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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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1
딸아이가 출산을 했다는 전갈을 받고 안고
살가운 마음으로 살같이 달려갔습니다
신생아실 유리창 벽을 통해 본
우리 손주!
내 똥강아지*는
하느님께서 직접 하사 하신
거룩한 애물단지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나의 미쁜 떨림입니다
빼어난 문장입니다
*예전 할머니들의 최고 찬사로 불렀던 예칭. 그렇게 불러야 명이 길어진다고 믿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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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2
우리 아가는
옛날 옛날 아주 오랜 옛날
호랑이가 담배 먹던 시절
삼신 할매가 점지해 준
하늘에서 온 천사입니다
우리 아가는
하느님의 뭉클한 존재를
곧이 곧대로 믿고 싶은
참 작지만 경이롭고
참 위대한 생명입니다
우리 아가는
참되고 옳고 좋은 생각으로
창조의 기술을 배워서
엄마 아빠가 만든
신비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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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3
생후
보름만에 안아 본
우리 손주 류은수!
어디에서든
중심잡고
경계가 없는 곳을
디딜
발뒤꿈치는
내 엄지만 하고
발가락은
작설찻잎
햇순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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