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겨울이 무르익어가니 한파경보가 발해지며 시린 가슴을 더욱 춥게 한다.
그래도 멀지 않아 봄은 오겠지.
흔적 하나 남기는 작업이 녹녹치 않다.
어디까지 왔고 무엇을 하였는가? 표시가 나지 않기에 어둡고 어두운 밤길을 걷는 것처럼 막막하기만 하다.
하나, 둘 내려놓고 버리는 연습이 아닌 실전에 아쉽고 허전해지는 마음을 어찌 하리요.
멋과는 거리가 멀어지며 비루하고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노력도 필요해 진다.
가슴을 울리는 시 한 줄이라도 건져 낼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행동보다는 말이 앞서니 길어지는 침묵이 습관화 되어 간다.
자리가 잡혀가는 정원
예쁜 의자 하나 놓아야겠다.
2019
청아의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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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아침
커피 향조차도 외로운 겨울
창 너머로 슬그머니 다가온 아침
한참을 서성이던 미련들도 떠나고
조용히 적막에 물들어 가면
지각없는 햇살의 노크소리
차갑게 식은 상념을 덥히고
아이의 미소처럼 번지는 희망은
멀지 않아 찾아 올 봄소식
껍질을 깨고 나온 비뚤어진 심술들
부푼 희망을 잠식하며 몸통을 키우고
화려한 조명 받으며 온 몸으로 발산하는 끼
저마다 주연이라고 앞에 나선다
모두가 승자인 시간이지만
저마다 가슴에 새기는 기쁨은 다르다
소중한 사연이라 어여쁠 수밖에
누가 무어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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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짧은 겨울 해는 춥다
추운 생각에 더 춥다
바람만 곁을 지키는 살풍경 속에
초록의 살가운 희망은
동토凍土에 잠들어 있다
가을 단풍도 모두지고
뛰는 심장만 열정 넘치니
저녁놀이 붉게 지는 것은
마지막 몸부림도 아니고
슬픔을 주려함도 아니다
다시 솟는 희망의 아침
붉을수록 더 큰 희망을 꿈 꿀 수 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