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아름다운 순간의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는 것, 카메라 화면에 들어오는 피사체의 아름다운 각도를 찾아내는 것이 무척 즐겁다. 그 사진들엔 당시 내 감정의 모양과 빛깔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 조각들로 내 삶의 여정이 모자이크된다.
하늘을 배경 삼아 시시각각 다른 그림을 그리는 구름. 구름은 단 하루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매일 다른 옷으로 때깔 나게 차려입고, 기분의 높낮이에 맞춰 어떤 날은 손에 잡힐 듯이 나지막이 다가오고, 때로는 아득히 먼 곳에서 무심히 나를 바라만 본다. 같은 장소 그러나 일각일각 다른 구름. 그 구름을 좋아하는 나의 같은 듯 다른 날들의 감상을 엮어보았다.
여러 가지 환갑 치레 중에 나에게 찾아온 자식, 환갑에 낳아 애틋하고 부끄럽지만, 처음 글을 배우면서 소망했던 10년 후의 첫 출간이 이루어짐을 감사드린다. 노을이 비껴가는 창가에서 이경애
■ 본문 중에서 입에 술잔만 대도 얼굴이 빨개지는 내가 몇 년 전부터 술 좋아하는 남편의 술친구가 되면서 야금야금 양이 늘어 이제는 소주 두 잔까지 마신다. 두 잔을 마시면 취하는 나를 보며 남편은 돈도 안 든다고 좋아한다. 나머지 술은 몽땅 본인 차지라며. 하여튼 나와 함께 하는 술자리가 이로운 게 많은가 보다. 술만 먹으면 빨간 얼굴로 히죽히죽 웃어대는 것도 재미있다나 뭐라나. 술잔을 기울이며 우리는 평상시 잘 하지 않던 이야기도 적나라하게 풀어헤친다. 아이들 이야기, 책, 친구들 이야기부터 정치, 경제, 사회문제까지 쏟아내고 혁명이란 단어까지 튀어나오는 등 횡설수설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남편이 취기가 오를 때면 가끔 나에게 진심(?)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소주 두 잔' 중에서)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로부터 받은 뜻밖의 선물. 성장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금쪽같은 시간이 나를 찾아준 것이다. 아이들을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만 판단하려 했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고 사고의 폭이 넓어진 아이들과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2020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한 아픈 해지만, 아이들과 뜻깊은 몇 개월을 함께 한 인생의 보너스를 받은 고마운 해로 기억될 것이다. ('뜻밖의 선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