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말 * 개정판을 내면서
책이 세상에 선을 보인 지 정확히 4년, 1쇄, 2쇄를 거쳐 이제 개정판으로 새로이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무명의 설움을 온몸으로 겪으며 혼자서 발로 뛴 4년여의 세월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제 이야기를 공감해 주시고 지지해 주신 독자분들의 고마움을 무어라 인사드려야 할지 그 말이 감히 떠오르지 않습니다만 우선 마음이나마 전해 드립니다.
세상에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가 아니면 아무도 못 할 거라는 건방진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육십을 넘어 칠십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용기를 내어 그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거짓이 온통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착하고 정직한 사람은 바보이고 무능력한 사람입니다. 배려가 손해가 되고 선의로 한 행동이 잘못한 것으로 왜곡이 되어 돌아옵니다. 제 이야기가 틀리다고 생각하시면 반박해 주십시오. 저도 제 생각이 틀렸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더 이상 이렇게 흘러가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바로잡아야 합니다. 정직함이 존경의 대상이 되고 배려가 아름다움으로 남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없습니다. 바로 내가 해야 합니다. 내가 하면 됩니다. 내가 실천하고 우리가 함께 할 때 세상이 아름답게 바뀌는 겁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입니다. 선진국이면 선진의식의 국민이 있어야 합니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에 선진의식의 국민이 있으면 그 나라는 선진국 맞습니다. 썩어빠진 정치는 갈수록 퇴보하고 있습니다만, 그들은 그들끼리 놀도록 놔둡시다. 자식이 철이 들어서 부모를 깨우치는 가정도 많습니다.
나를 사랑합시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봅시다. 그래서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살아봅시다. 그 아름다운 세상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꿈 한번 꾸어봅시다.
■ 본문 중에서
실패는 괴로운 일이다. 그것을 즐길 수 있다면 도인의 경지일 것이나 현실에서는 견디기 힘든 일이다. 인생을 진지하게 산 사람이라면 더욱더 그럴 것이다. 지금 실패로 아파하는 사람 있다면 꼭 말해 주고 싶다. 실컷 괴로워하라. 후회하고 또 후회하면서 때로는 소리 내어 울어라. 주변 사람들이 싸늘하게 변한다면, 그것은 그들에게 진정으로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만 실패의 참맛을 알 것이고, 그래야만 꼭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오기가 생긴다. 양보와 이해는 남이 먼저 해야 하고, 배려는 손해라는 생각. 이런 생각들이 각인돼 아직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보가 미덕’이라는 사실은 알면서 남이 먼저 양보하길 기다린다. 내가 해야 하는 게 양보이고 이해이다. 남이 하는 것은 양보가 아니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내가 먼저 이해하고 양보하는 것 그것이 배려이다.
때론 세상을 원망하며, 때론 자신을 학대하며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세상이 보인다. 나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찾고 싶고 존재의 가치를 알고 싶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본의 아니게 배는 볼록 나오고, 팔다리가 가늘어지는 현상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기기엔,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해지는 것 같아 운동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여러 가지 여건상 다른 운동은 못해도 등산만은 20년 가까이 계속하고 있다. 청바지가 어쩌면 그 노력에 대한 보상일지 모른다고 스스로 격려해 본다. 지금은 청바지를 잘 입기 위해서라도 산행을 멈추지 못한다.
오전 7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에 마치면 점심시간을 공제하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은 꼬박 1시간을 더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을 연장 근무로 포함시켜 주는 현장은 어디에도 없다. 당연한 것처럼 그렇게 하고 있다. 문제는 그런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노가다 또한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그것이 불법인 줄 아는 사람들도 많지만, 말을 할 수 없는 것이… 그렇게 이의를 제기하는 순간, 그다음 날부터 그 현장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고, 또한 그 사람은 불평불만 분자로 낙인찍혀, 그 인력사무실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일하기 힘들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관례란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수십 수백 년을 이어온 관행이 현재에 와서 딱 맞기는 힘든 법이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은 바꿔 입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