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중에서
*내 가슴에 남은 별자리 1
회사에서 다음 주 한마음 단합대회를 간다는 공식 공지가 떴다.
나는 부서 주간업무를 작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사의 전체 일정을 미리 파악하고는 있었지만, 월요일 회의를 다녀오신 부장님이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전파를 했기에 ‘아~ 날짜가 확정이 되었구나.’라고 생각했다.
회사 전체 야유회가 공지되니 직원들이 술렁거렸다.
내가 입사하기 전부터 63빌딩에는 30여 명의 안내사원이 회사의 정규직 직원들로 근무하고 있었다.
한강 변에 최고층 랜드마크 빌딩이 세워지니 당연히 최고의 미인들이 5성급 호텔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나보다. 이를 위해 엄격한 선발 기준을 거친 안내사원들이 채용되어 근무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월급도 사무직 여직원들보다 더 많았지만, 품위 유지비와 의상비도 지급되고 있던 지성과 외모가 겸비된 엘리트 숙녀들이었다.
안내사원들은 초고층 빌딩에 걸맞게 키와 몸무게 학력과 외모도 보고 수많은 경쟁률을 거쳐 입사한 재원들이었다. 때문에 아침에 출근할 때 계열사 직원들과 63빌딩 입주사 직원들은 각 포스트에 배치되어 푸르고 아름답게 미소 짓는 상큼한 미모의 안내사원들을 바라보며 하루분의 설레임을 담아 갔다.
그런 모델 같은 미모의 안내사원들과 함께 1박 2일의 회사 단합대회를 간다 하니 모두가 설렜을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회사 전 직원이 직급과 부서를 떠나 골고루 뒤섞인 명단이 짜졌고 업무부 소속인 안내사원들은 한두 명씩 각 조에 포함되어 있었다.
회사의 단합대회는 강원도 인제 쪽의 레프팅 코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미모의 안내사원들과 함께 배 타고 노 젓고 급류에 휩쓸리는 작은 배 위에서 잘하면 부둥켜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몸서리치게 설레서 벌써부터 잠이 안 온다는 우리 부서 송 주임님. 이번 기회를 잘 살려서 평소 짝사랑했던 누구와 결혼을 하겠다고 벼르는 시설부 직원들도 있었다.
30여 명의 안내사원 중에는 그녀들을 대표하는 반장과 부반장이 있었다.
그 두 명은 안내사원 중에서도 꽃 중의 꽃으로 불렸고, 거의 연예인급의 출중한 미모에 원만한 성격과 인성도 가지고 있어서 흠모하는 직원들이 총각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았다.
그녀들은 각 포스트마다 안내사원의 근무 위치를 정하고 안내사원들의 휴가와 비번을 감안해 근무 편성표를 짜서 업무부와 협의하는 창구 역할도 하고 있었다.
나는 입사 후 신입사원으로 좌충우돌의 시간을 보내며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때였다. 어느 날 입주사 고객에게 갔다 와보니 안내사원 부반장이 도시락을 내 책상 위에 갖다 놓고 갔다고 했다.
안내사원 반장 부반장이 사무실에 올 때는 업무부 박 과장님만 잠깐 만나고 가는데 물론 그 순간에도 직원들은 그녀들을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가 근무하는 영업기획부가 같은 층에는 있었지만 임대용 샘플 공간을 겸한 독립된 사무실을 쓰고 있어, 그녀들이 들릴 일도 없고 들려서도 안 되었지만, 부반장이 내 자리를 물어 물어 그녀가 집에서 손수 싸 온 것으로 보이는 도시락을 내 책상 위에 두고 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