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의 말
나의 불혹은 ‘질풍노도기’였다. 아픈 시간들 속에서 유일하게 나를 버티게 해준 수많은 작가님들의 글귀! 쓰고 또 쓰고…… 불혹의 끝자락은 너무 소중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시 오지 않을 시간들…… 아픈 시간들은 너무도 치열했지만 지나고 나니! 참 가벼운 것이 되었다. 그 시간들을 잘 지내온 내가 예쁘다.
□ 본문 중에서
캘리에 빠지다 (2016년 5월 20일) “성남교육형” 학부모 동아리를 통해 만나게 된 “캘리그라피” 나는 캘리에 반해버렸다. 그냥 좋다. 작은 노트 한 권을 다 썼다. “자음 쓰기” 쓰다 보니 새벽 4시가 넘었다. 연습한 글귀 중에서 마음에 드는 단어들을 도일리페이퍼에 옮겨 적었다. 예쁘다!
여러 가지 도구를 이용해서 글씨 써보기 (2016년 8월 2일) 나는 나일 때보다 여러 가지 이름의 역할이 전부일 때가 더 많다. 집오빠에게는 아내이고, 아이들에게는 엄마, 울 친정 부모님께는 딸, 시부모님께는 며느리, 남동생들에게는 누나, 조카들에게는 고모, 제수씨, 시누이, 주변 동생들에게는 언니, 언니들에게는 동생…… 엄청나다. 결혼을 하고는 나는 많은 노릇들을 해내느라 너무 힘들었다. 그럼에도 또 그것들 없이는 내 삶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꽃사슴 학교 태워다 주고, 까실 양도 오늘은 모셔다 드렸다. 매일하는 일이지만 청소하고 빨래까지 넣고 나니 나일 수 있는 시간! 오후! 믹스커피 2봉지를 머그컵 가득 타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방송대 학생이다, 나도…… 공부해야 하는데 강의 하나 보고 책 조금 보다가 이미 먹물을 따르고 칫솔, 스펀지, 면봉, 이쑤시개, 송곳, 나뭇잎 등 여러 가지 모양의 붓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글씨들이 써지고 먹물 양에 따라 도구들에 따라 달라지는 글씨가 정말 재미났다. 대만족이다. 정아 씨 파이팅! 해본다.
골방 (2016년 12월 25일) 캘리그라피를 하면 할수록 욕심이 생겨 재료도 늘어나고 매일 늘어 두었다가 치우기를 반복하니 나만의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며칠 전에 큰동생네 놀러갔다가 옆집이 이사를 갔는데 비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침 건물주께서 2층에 살고 계셔서 한번 보겠다고 연락을 드리고 들어가 보니 작지만 마음에 들었다. 바로 계약을 하고, 청소하고 도배도 하고, 짐을 하나둘 옮기니 집 거실은 넓어지고, 나만의 공간은 아담하게 채워졌다. 제일 먼저 은경언니에게 연락했다. “언니! 언제든 놀러오세요.” 언니가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나만의 공간을 “골방”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
문화가 있는 날 (2017년 12월 27일) 수정도서관 로비에서 문화가 있는 날 ‘캘리그라피’ 글씨 써주기 행사가 있었다. 화진 샘이랑 즐겁게 하고 왔다. 도서관에서 예쁜 액자까지 준비해 주셔서 행사에 참여하신 분들이 더 좋아 하셨다. 정해진 시간이 끝나고 도서관에도 두방지에 몇 개 써드렸다. 행사 담당하신 샘께서 좋아해 주셨다.
캘리를 사랑하는 그녀들 (2018년 12월 21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녀들과의 모임. 모란 닭갈비집에서 뭉쳤다. 기호에 따라 소주, 맥주 한 잔씩 들고 건배를 했다. 알코올이 들어가니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닭갈비집은 시끌벅적거렸다. 2차는 아는 동생이 하는 커피숍. 좋아하는 차나 커피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놀면 뭐하냐며 준 비해간 배지와 사인펜을 테이블에 꺼내놓으니, 다들 한마디씩 하면서 도 꾸며서 가져가라고 하니 열심히 만드는 것이다. 주문한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실컷 했으니 연말연시 잘 보내자며 서로 인사하고 헤어졌다. 2018년도 열심히 보냈다. 내일도 잘 보낼 것이다.
여유 (2019년 3월 19일) 공모전 준비 중에 드는 생각! 나 하나도 버거운 데, 제자 샘들 작품 구상도 도와줘야 해서 나만의 시간이 없다. 배우면서 느끼고, 글씨 연습은 계속 되다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외로울 때도 있다. 작품들이 끝나야 찾아올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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