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MENU

 Home > 발행도서 > 문학 > 청어시선/시집
꽃보다 당신
장윤태
시집
신국판/184쪽
2021년 11월 15일
979-11-5860-993-1(03810)
13,000원

■ 시인의 말

포토시화집 『꽃보다 당신』을 펴내며

어려서는 그렇게도 기다려지던 원족 날이나 운동회 날이 엉금엉금 거북이걸음으로 기어서 오더니만, 어느 날부터는 기다리지도 않는 것이(나이 듦) 해가 다르게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정년퇴임을 하고나니 세월이 어찌나 빨리 도망치는지 뒤쫓아가기에 숨고르기조차 힘들 지경. 흘러가는 세월을 그 누가 붙잡을 수가 있으랴.
어느새 팔순(傘壽)의 나이에 이르러 잠시 걸어온 길 뒤돌아보니 모아둔 재물도 없이 초라하지만 자식들이 다 무탈하게 자라 가정을 이루어 잘 살아가고 있고, 무엇보다 사철하고 건강한 마누라 복을 타고나서 이 나이 되도록 삼시세끼 밥 잘 얻어먹고 살고 있으니 더 이상 무슨 행복을 바라랴. 친구들 말마따나 나는 복 터진 놈이 분명하다.
1995년 10월 조병화 시인의 추천으로 월간 순수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후, 1998년 9월 큰딸 시집보낼 때 첫 시집을 출간하여 양가 하객들에게 나눠 올린 것을 시작으로 둘째 딸과 셋째 아들 시집장가 들 때 그리고 내 회갑(61세)과 정년퇴직 때 그리고 77세(喜壽) 때 각각 한권 씩 시집을 펴냈으니 팔순을 맞으며 이번이 일곱 번째 상재인 셈이다.

세상에 꽃을 보고 얼굴을 찡그릴 사람 어데 있고, 꽃을 보고 화낼 사람 또 어데 있으랴. 나도 산책 중이거나 여행 중에 꽃들을 마주치게 되면 반가운 마음에 얼굴이 활짝, 입가엔 소리 없는 미소를 띠게 되며 “아이고, 예쁘기도 해라. 이름이 뭐니?” 나도 모르게 꽃에게 말을 거는 버릇이 생겼다.
작은 꽃은 작은 꽃대로 화려한 꽃은 또 그 나름대로 각각 지니고 있는 꽃 이야기들을 사진과 함께 한데 묶어 팔순기념 제7시집 포토시화 『꽃보다 당신』을 펴내려고 한다.
크게 자랑할 것도 아니지만 내가 스마트폰으로 직접 찍은 80여 편의 꽃에 나의 시를 얹어서 내가 직접 포토샵 작업을 했다는 데 그 의미를 두고 싶다.

3년 전 동유럽 한 달 살기 여행도 무사히 마칠 정도로 건강하던 내 몸이 작년부터 삐꺼덕거리기 시작하더니 올 봄에 이르러 큰 이상을 느끼게 되었고, 결국 COVID 19 와중에 병원신세까지 지게 되었다.
하기야 아무리 단단한 무쇠라도 80년을 쉬지 않고 굴리다보면 무탈할 리가 없을 터. 입원 중에 MRI 검사는 물론 PET-CT 검사까지 몸속을 구석구석 훑어보았으나 다행히 암의 공포로부터는 벗어나게 되었다. 이제 남은 삶 첫째도 둘째도 건강 조심하며 하루하루 감사히 살아갈 일이다.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동안 보조 침대에서 쪽잠도 제대로 못 자며 정성을 다해 간호해준 아내와 자식들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해준 모든 분과 이번 7시집 해설을 흔쾌히 맡아주신 문학평론가 이충재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2021년 10월 15일
하남시 미사동에서
樹海 장윤태



■ 본문 중에서


*꽃구경


꽃이 제아무리
흐드러지게 핀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으면
다 무슨 소용 있으랴
부모님 생전에
꽃구경 한 번 제대로
못 시켜드린 죄책감에
나는 더 이상
걸어갈 수가 없네
눈부신 저 찬란한 꽃길을

죽어도 더 이상


꽃말: 이름다운 영혼



*연꽃
-세미원에서


넓푸른 잎으로
세상번뇌
다 감싸안으셨네
실한 꽃대궁 하나
물 위로
봉긋 세우더니
마침내
꽃이파리 흩뿌리며
영생을 비는 여인아

꽃말: 신뢰



*그림자


소리 없이 내 뒤를
따라오기도 하고
나란히 옆에서
걷기도 하고
때로는 잰 걸음으로
앞서가기도 하지만
언제나 말이 없다
내가 앉거나
서거나 눕거나
일거수일투족
나와 함께 세상풍상을
다 겪으면서도
불평 한마디가 없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 무덤 속까지
나와 동행할 자는
오직 그대뿐이라
우리 이대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걸어가세그려
이 세상 끝날까지

5 시인의 말


1부   꽃구경


18 개불알꽃
19 냉이꽃
20 꽃구경
22 달맞이꽃 1
24 달맞이꽃 2
26 라일락꽃
28 머위꽃
30 모란
31 물망초
32 목련
34 민들레꽃
36 바람꽃
38 복수초
40 편지 1



2부   자운영꽃에게


44 봄맞이꽃
45 씀바귀꽃
46 백작약
48 산수유
50 엘레지
51 산목련이여
52 아우내의 봄
54 은방울꽃
56 유채밭에서 1
58 유채밭에서 2
60 자운영꽃에게
62 제비꽃
64 채송화
65 미안하다 비비추야



3부   동자꽃사연


68 금강초롱
69 네잎 클로버
70 낮달맞이꽃
72 달리아
73 도라지꽃
74 능소화 연정
76 동자꽃 사연
78 둥굴레꽃
79 맨드라미
80 무궁화
81 문주란
82 분꽃연정
83 범부채
84 루드베키아
86 배롱나무 꽃
88 봉숭아
91 부추꽃
92 베고니아
93 이팝나무 꽃



4부   옥잠화 그대는


97 상사화
99 소화 소화 능소화야
100 시스터스
101 아카시아꽃
102 연꽃
104 연밭에 바람 일던 날
106 옥잠화 그대는
108 옥잠화 여인
110 원추리꽃
112 으아리꽃
114 찔레꽃
116 콩꽃
117 편지 2
118 호박꽃
120 파꽃



5부   오매 단풍


124 가을소묘
125 그림자
126 뚝갈꽃
127 엄마 생각
128 갈대꽃
130 구절초
132 내 사랑 칸나여
134 뚱딴지
136 미국쑥부쟁이
138 오매 단풍
140 편지 3
142 핑크뮬리
144 손주바라기꽃



6부   선운사 동백꽃


146 고불매(古佛梅)
148 나뭇결(木理)
150 선운사 동백꽃
152 소원
154 아마릴리스
155 안개꽃
156 인동초
158 편지 4
159 프리지아
160 홍시
162 히야신스

166 해설_꽃을 주제로 대화하는 가장 우화한 삶을 찾아서_이충재(시인, 문학평론가)

樹海 장윤태


충남 보령에서 출생(1942.10.15.)
대천초 중학교 졸업
제물포 고등학교 졸업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 졸업
광운중 전자고등학교 교사
남대문중학교 교사
고려대학교 사범대학부속중학교에서 정년퇴직
대한민국홍조근정훈장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구리지회 회원
작가와 문학 회원
전 울림시 동인
전 교단문학 동인

<시집>
『그리움이 남산만큼 커질 때』(1998년)
『시집간 딸에게서 온 첫 전화』(2001년)
『황혼에 다시 쓰는 자화상』(2002년)
『외사랑 38년 그 마지막 종이 울릴 때』(2005년)
『별빛바다』(2007년)
『안 가본 길』(2018년)
『꽃보다 당신』(2021년)
포토시화전 <꽃 이야기>
(2018.3.7.~3.13. 인사동 ‘올 갤러리’)
(2018.8.29.~9.11. 구리 ‘하늘갤러리’)

E-mail: changsimon@naver.com
사진, 그림Ⓒ장윤태

회사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출간문의 찾아오시는 길 사이트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