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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뒤에 숨겨둔 이야기들
최평웅
에세이
신국판/304쪽
2023년 11월 30일
979-11-6855-200-5(038100
15,000원

■ 작가의 말


나의 비망록備忘錄을 열며


최전방에서 달려온 육군 소위 군복 차림의 내가 아나운서 면접시험을 치른 지 어느덧 6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방송’하면 라디오가 전부였던 1960년대—
아나운서들에게 남산 시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담긴 시기였다. 국민소득 100불도 안 되는 가난했던 그때, 국민에게 삶의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어 준 것은 방송이었다.
높은 경쟁력을 뚫고 아나운서가 되어 사명감과 열정을 쏟아 방송하면서 국민의 뜨거운 사랑에 보람도 느꼈지만, 방송 뒤에 찾아오는 아쉬움과, 때로는 복병처럼 기습하는 방송사고로 고통에 시달리기도 했다.
내가 35년 동안 방송하면서 아나운서들이나 방송국 주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방송사고와 버리면 아쉬울 에피소드들이 생길 때마다 비망록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들을 이제 꺼내놓으려 한다.
행여 이야기들 중 고락을 함께했던 선배, 동료 아나운서들에게 누陋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도 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희미하게 잊혀가는 ‘남산의 추억’을 돌이켜 보며 잠시나마 그 시절의 향수鄕愁에 젖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 본문 중에서


**가난 속에도 여유와 낭만은 있었다


6, 70년대 아나운서실에는 이광재 실장과 몇몇을 빼고는 대부분의 남자 아나운서들이 담배를 피웠다. 호주머니가 가난해 담배를 사 피울 능력이 없으면서도 끊지 못하고 동료들에게 얻어 피는 선배들도 많았다. 저녁 근무를 하러 출근할 때 청자 한 갑을 사 넣고 들어오면 낮 근무를 마친 교대조원交代組員들이 반색을 하며 달려든다. 내가 반가워서가 아니라 담배가 떨어져 한 대 얻어 피우려고 다가오는 사람들이다.
20개비 한 갑에서 4~5개비를 빼주고 나면 담뱃갑이 금방 홀쭉해진다. 그러니 문제는 이다음부터다. 밤 근무 중 일찌감치 담배가 떨어졌거나 아예 담배를 사지 않고 남에게서 얻어 피우는 선배들에게 주고 나면 정작 내가 피울 담배가 없다. 새벽 5시 뉴스를 하고 나면 담배 생각이 간절한데 담배가 없다.
담배가 떨어지면 피우고 싶은 욕구는 더 강력해진다. 참다못한 나는 재떨이에 피우다 만 꽁초들을 골라 불을 붙인다. 낮 근무조가 들어오기까지는 서너 시간을 있어야 하니 그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재떨이를 뒤져야 한다.
이윽고 낮 근무조가 들어오면 우리가 어제저녁 그랬던 것처럼 야근조의 담배수탈(?)이 시작된다. 결국 피장파장이요 장군멍군이다.
지금 돌이켜 보면 통 이해할 수가 없다. 목소리가 생명이라며 날계란을 보약처럼 여기던 아나운서들이 담배는 최대의 적이란 것을 알면서도 왜 그렇게 많이 피워댔는지.

■ 차례


추천사
영원히 기억될 남산의 언어운사 - 이규항(전 KBS 아나운서실장, 야구·민속씨름 전문 캐스터)  4
기억력과 기록의 차이를 보여 주는 책 - 이계진([사]한국아나운서클럽 회장)  6


작가의 말 - 나의 비망록을 열며  8


인동의 세월  18
육군 소위에서 아나운서로  20
설렘의 상경길  25
“그게 이렇게 된 거야”  29
아나운서의 우상, 장기범 大 아나운서  36
육영수 여사와 아나운서실  40
고달픈 막내들  43
새벽 5시 뉴스 사고치다  46
신변에 위협을 받고  49
이광재 아나운서  54
군용기 타고 제주 여행  59
뜻밖에 터진 “파발마 사건”  62
물러가는 카리스마  68
보스, 외롭게 지다  71
가난 속에도 여유와 낭만은 있었다  73
“넌, 마! 왜 여태 안 자!?”  78
하늘도 노하고, 땅도 노하고  82
하천기와 무답회의 권수  87
새벽 5시의 방송 종료멘트  92
철가방, 스튜디오 침입 사건  94
심야에 찾아온 손님  96
중앙국장과 중앙극장의 차이  99
뉴스 원고 실종사건  104
명패名牌와 TV뉴스  106
오후의 로타리와 배호  108
국군의 날 행사와 나  116
KBS, 공영 방송으로 전환과 여의도 시대의 개막  121
방송사 통폐합  126
국기강하식과 영화 ‘국제시장’  128
아나운서실에도 족보가 있다  132
아나운서들의 맏형, 이규항 아나운서  139
나는 청취율 100%의 진행자  141
미소의 전도사들  144
아나운서실의 삐에로  151
‘당황과 황당’, ‘용기와 오기’  157
삐에로를 덮친 불운  162
아! 육 여사 노을에 지다  166
5·16 현장의 박종세 아나운서  173
아웅산의 나팔 소리  178
배구 중계방송 에피소드  187
가상상황과 실제상황  193
현장 중계 캐스터의 굴욕  195
김일성 사망과 정오 뉴스 특종  200
후배들의 축하 속에 마지막 정오 뉴스  203
방송의 고향, 라디오 사랑  207
눈물이냐 눈물이냐  212
우리말, ‘너무’로 통하다  219



전원의 향기 ― 人生 제2막을 열다


전원의 향기  224
전원과 도시의 2중 생활  228
흙에 살리라  230
못 배운 자식이 효자다?  234
CQ! CQ DX! 세계의 HAM을 부르다  237
잡초와의 전쟁  242
우리 주변에 사는 것은 모두 우리 친구다  244
말벌과 꿀벌 이야기  246
진객들의 방문  250
젊은 과학도 부부의 낙향  254
어느 노부부의 귀거래사  259
0.4g 한 알의 약이 생명을 구하다  263
신앙심의 위력  266
우리 집 귀염둥이 ‘나미’를 떠나보내고  272
펜션 유감  276
다시 도시 생활로 돌아가면서  279
아파트 적응하기  281
지옥과 천국을 오간 날  287
산을 오르며  292
50년 만에 일의 멍에를 벗어던지다  297


이야기를 끝내며  302

최평웅


1940. 4   경기 이천 출생
1959. 2   서울 동성고등학교
1963. 2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졸업
1963. 2   육군소위 임관(ROTC 1기)
1965. 5   KBS 아나운서
1965. 6   KBS 청주방송국
1968. 8   KBS 서울중앙방송국 아나운서실
1979. 4   아나운서실 총괄부장
1978. 5   아나운서실 주간
1985. 9   방송위원


상훈
1986. 4   대통령 표창
1987. 9   국민훈장 석류장

주요 담당 프로그램
KBS 1TV 동물의 왕국 (13년)
국군의 날 행사 현장실황방송 (12년)
민방위의 날 훈련방송 (15년)
제1라디오 정오종합뉴스 (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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