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을 쓰면서
어느 날 갑자기 출가한 스님으로서 부처님의 가르침과 영원한 행복을 모색하기 위해 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출가 수행자의 생활과 여러 사람의 생활이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수행자로서 살아온 삶이 실수의 연속이었기에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고 자랑할 것도 없습니다. 이 책은 저를 비롯한 재가자들의 귀감과 선행을 알리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불교 법학이나 규율을 일깨우려는 의도도 아닙니다. 그저 언제나 저의 동반자이자 길잡이이신 부처님과 제가 절집에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혜와 자비를 베푸신 대중 스님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저는 맨몸으로 출가하여 방황 속에 메말라갔지만, ‘나의 모든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다’라는 부처님 법을 만나고부터 대중 스님들과 함께 당당하고 의연한 생활을 해왔습니다. 만약 부처님과 좋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승려 생활 끝자락에서 삶의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예전처럼 방황했을 것입니다. 이분들은 제가 외로움 등의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도록 도우셨습니다. 저 또한 혼자만의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모든 생명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함께 행복하길 바라며 이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번뇌하며 길을 헤매는 불자님들이 진정한 신행생활과 삶의 목적을 깨닫기를 바라며 어떤 끈을 건네는 심정으로 이 책을 엮었습니다. 모든 불자님, 부처님의 자비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대중 스님들과 함께한 생활이 언제나 제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 듯이 이 책을 보시는 모든 분의 마음이 치유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책을 쓸 수 있도록 격려와 용기를 주신 대중 스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무엇보다 늘 깨우침을 주신 부처님께 큰 절 삼배 올리며 감사드립니다.
■ 본문 중에서
**세 스님과 홍인이
외진 산사에 보고 듣고 깨치려 서로 각자 친한 벗 멀리하고 모인 세 스님 늘 팽팽하게 깨달음과 줄다리기하며 조용히 침묵만 흐르던 여름 끝날 무렵 허공을 휘젓는 듯 찾아온 사내아이 홍인이 스님들에게 던져진 불가의 믿음 하나로 마음 중심 잡고 사는 줄 알았는데 조용하던 온 산천을 큰소리로 으―앙~ 하고 두드리며 스님들을 찾는다 늘 찾아오던 햇볕도 어둠도 아무 소리도 없었는데 오늘은 다르다 소리 내어 스님들 가슴에 안기니 소리 없이 새록새록 잠을 잔다 세 스님은 지금부터 말없이 우왕좌왕 따로 없다 쳇바퀴 돌듯 늘 그렇게 수행 정진하던 비구니 스님들 품에 잘생긴 사내아이 품으니 드라마가 따로 없다며 좌충우돌하던 차, 세 스님과 홍인이의 절집 생활이 KBS 인간극장에 방영되었다 한 편의 드라마, 두 편의 드라마가 절집 행로가 되어 매일 야단법석 세 스님과 홍인이는 산사에서 보는 것 느끼는 것 함께한 날이 벌써 든든한 고등학생 총각이 되어 스님들의 영원한 보디가드가 되었습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아낌없이 준 좋은 분들 모두 성불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