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말
‘시인’이란 이름표를 가슴에 붙이던 2000년에 첫 시집을 상재했다. 이후 2022년까지 세상에 내놓은 시집이 다섯 권 그리고 산문집이 네 권이다. 그간 상재한 시집들에서 마음에 드는 시들과 지상에 발표한 시들을 합하여 팔십여 편의 시를 묶어 여섯 번째 시집으로 상재한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세상의 빛을 본 후 가족의 일원이 됐고, 집사람과 결혼 후 태어난 아들딸을 중심으로 가정을 이루며 한세상을 살았다. 이제는 내 아들딸들이 각각 가정을 이루고 사는 세상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집사람과 둘이서 살고 있자니,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갈 시간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길, 가족들의 이야기가 중심에 서고 본인의 산 삶을 되돌아본 이야기가 된다. 2024년 겨울의 끝자락에서 柔剛 金 源鎬(김 원호)
■ 본문 중에서
*방랑벽
깊은 곳에 서려 있어도 영원히 머물지 못하는 사랑이여
그대가 옆에 있어도 밀물같이 밀려오는 외로움 막을 길이 없어라
그늘이 있는 곳마다 쉬어가야 하는 마음에서 떠날 줄 모르는 방랑의 벽이여
숨이 멎는 날까지 구름으로 흐트러질 바람이런가 내 사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