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말
초등학교 때 이태백의 시를 보고 시인의 꿈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고, 또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던 시절이다 보니 내 꿈을 펼칠 수 없었다.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78세라는 늦은 나이에 서울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를 도전해 졸업했다. 그리고 시를 공부하기 시작해서 드디어 시인이 되었다.
죽기 전에 꼭 시집을 한 권 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여의찮아 고심하고 있었을 때, 제3회 이윤선 시인 문학상을 주신다는 말에 기쁘게 시집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늙은 제자에게 시를 가르쳐 주시고 해설을 써 주신 공광규 선생님의 배려와 사랑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 따뜻한 애정을 보여주신 정남현 시인님과 홍 선생님께도 심심한 감사를 드리고, 이 부족한 사람에게 문학상을 주신 이윤선 시인과 청어출판사 이영철 발행인께 감사드린다.
이 큰 인연들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내 생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나 죽는 날까지 시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또한 같이 공부한 모든 문우의 가정에 믿는 신의 가호가 깃들길 빈다. 끝으로 속 안 썩이고 잘 커 줘서 고마운 내 자식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돌아보면 서럽고 눈물 난 가시밭길이었지만 그래도 모두 다 감사한 시간이었다.
2024년 여름 성점아
■ 본문 중에서 *가족들 생각
햇볕이 좋아 밖으로 나가보니 어젯밤 내린 비로 나뭇잎과 풀들 싱그럽게 춤추고 있다
내 유년 시절 5일장이 열리는 날엔 장사하러 가신 아버지 정성스럽게 맛있는 밥을 해주신 어머니
물레 돌리시던 할머니 명절이 되면 손수 짠 옷감으로 우리 형제들 새 옷 지어 주시고 새 신발 사 주셨다
행복했던 유년의 추억 엉키지 않는 실타래처럼 술술 풀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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