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딛는다.
■ 해설 중에서
조명자 시세계의 시적 시선은 경험적 시간이 던져주는 다양한 이야기적 배경보다, 대부분 나의 내면으로 향해있다. 이는 사람살이의 여러 발자취보다 오래 쌓여온 내 안의 이야기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나는 나와 전혀 다른 나를 살아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 삶의 전반을 토로하고, 반문하고, 갈등한다. 일상 속의 나와 충돌하기도 하고, 그 일상을 벗어나고자 내 밖의 세계를 열어놓기도 한다. ‘나’를 정립하고 실현해 가는 과정은 오랜 기다림과 슬픔, 망설임과 견딤의 시간을 건너야 한다. 나와의 ‘화해’는 가장 적극적인 자기 치유이다. ‘봄’은 이러한 ‘화해’의 단계를 거쳐 확보하게 되는 내적 성장의 상징이 된다. ‘첫걸음’이 내장한 언어적 울림이 따뜻하고 절실하다. 그 길목 어디쯤 ‘좋은 날’(「좋은 날」)의 생동이 찾아올 것이다.
― 김성조(시인·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