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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수시로 다른 옷을 입는다
리영숙
시집
국판변형/144쪽
2026년 6월 17일
979-11-6855-471-9(03810)
13,000원
■ 시인의 말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리라
시월은 역시 가을이야
그리고 십이월이 되면 역시 겨울이 왔구나 싶지
드러난 자의 만남과 이별의식이 화려하나
얼마나 순간적이고 헛되던가
십일월은 없는 듯 존재하다가
가을을 인계하는 막중한 본분을 다하고
말없이 돌아선다
누구 아는가
드러나지 않은 자의 은밀한 기쁨을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존재 없이 사라져도
여한이 없는 지순한 진실을
그렇게 십일월은
한 해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춘다

― 리 영 숙


■ 본문 중에서


**우리는 춤추는 물이야

매끄러운 바위에서는
유연하게
거친 바위에선
광적인 열정으로 춤을 추지
동글동글한 자갈밭에선
아기자기한 춤사위를 펼치고
깨끗이 잘 닦여진 모래밭을 흐를 땐
멈춘 듯 움직이는
고도의 장인 정신을 발휘하지

그러다가
불현듯 웅덩이를 만나면
어쩔 수 없이 춤을 멈추어야 해
움직임은 살아있음의 증거인데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음을 인정하고
그동안을 감사하며
기꺼이 춤을 접어야 해

우리 모두는
결국
가물가물 하늘 높이 오르겠지만
지금은 여전히 우리는
춤추며 흐르는 살아있는 물이야


**사랑은 수시로 다른 옷을 입는다

인간의 사랑에는 무모한 성향이 있다
왜 무모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남녀 간의 사랑은
예측 불허한 감정을 품고 있어
시간의 길이와 강도에 있어서
일관성이 모호하다
사랑의 가면은
얼마나 하고많은 모습을 연출하는가

사랑은 수시로 다른 옷을 입는다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양상을
끊임없이 연출한다
진정이라고 믿고 철석같이 다짐한다
하지만 가장 그렇지 않다는 게
사랑의 이상한 모습이다
심도가 깊으면 깊을수록 서로가
더 깊이 착각한다
사랑의 신비한 속임수다
한번 빠지면 어떠한 대책도 소용없다

사랑이란 추상어가 구체화되면
감정의 온갖 요소들이 총출동한다
전인격이 투신한다
그러면서 마지막 상황이 어떨지는
각자의 몫이다


**방향추

오감을 통한 인식은 빙산의 일각이다
인식할 수 없는 무한대의 영역은
오감의 한계 저 너머에 있다
보이지 않은 실체다
방향추이다
■ 차례


제1부 정릉천이 흐른다

12 우리는 춤추는 물이야
14 정릉천이 흐른다
16 거침돌
17 작심삼일
18 미안하다 미안해
20 여전히
21 돌처럼
22 무슨 생각에 잠기는지
23 역시
24 살아서 움직이는 세상
25 청둥오리들만 안다
26 단비
27 삶을 발성하는
28 우산 속 향연
29 그저 물인데
30 씻기고 또 씻기고
31 물은 윤활유다
32 자연도 쉼을 갖는다


제2부 환상적인 길을 배회하다가

34 짹짹짹
35 생명을 살리는
36 마법의 숲
37 해동
38 나무야 고맙다
39 꽃 잔치
40 새싹
41 먹고 삼키니
42 자연의 격한 처방인가
43 어쩌나
44 환상적인 길을 배회하다가
45 굿바이
46 변신
47 아는가
48 땅을 밟고 하늘을 보며
49 눈으로 마음으로
50 겨울연가
51 첩첩이 눈이 내린다
52 자연은 보약
53 자연을 자연스럽게


제3부 사랑은 수시로 다른 옷을 입는다

56 고전
57 사랑은 수시로 다른 옷을 입는다
59 시간이 흐르면
60 연민의 끈은 운명이다
61 번쩍임으로 도금한다
62 사랑이라
64 참사랑
65 당신과 우리
66 사랑의 선율
67 어찌 가늠할 수 있으리
68 당신의 손길
69 모습 그대로
70 하늘과 땅은 하나라
72 무한대


제4부 낮과 밤이 깨지는 소리

74 당연하지
75 괜찮아
76 정지된 풍경
77 걸작품
78 아무도 몰라
79 슬퍼하지 말라
80 밤의 여정
81 고요한 밤
82 밤은 어둠이 아니라
83 미궁 속에 빠져든다
84 구획
85 청개구리
86 방향추
87 바쁘고
88 이별이 그렇다
89 낮과 밤이 깨지는 소리
90 삶인 게다
91 복제할 수 없다
92 누구인가
93 바람이 분다
94 마지막 관문에서
95 다 볼 수 있어
96 삶=죽음


제5부 색깔들의 행렬

100 답게
101 마주하는 거울
102 있고 없고
103 그대로 사랑하라
104 시간의 열매
105 새벽을 깨운다
106 스케치북
107 허구의 스토리
108 격동기
109 세심하게 간섭하신다
110 맛은 적당히 스며들어야
112 새롭게 태어난다
113 세상사
114 꽃을 피우리라
115 물이야 불이야
116 극단적인 짝
117 자꾸 비워야
118 백미
120 지금으로
122 색깔들의 행렬
126 자유와 부자유


제6부 햇살이 물결친다

128 잉태
129 온몸으로 누리고자
130 미련 없이
131 꿈결 같은 봄날은 간다
132 자연색
133 풀잎이 흐느낀다
134 새벽빛이 따습다
135
136 겨울엔
137 숨 고르기
138 겨울 땅
139 스산한 풍경
140 고백
141 연결고리
143 햇살이 물결친다
시인 리영숙

충남 논산 출생
1996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시집  『안개 소리』

『슬픔은 진실을 만나게 한다』
『그곳에 간다』
『사랑은 수시로 다른 옷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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