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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내 세상
여태규
소설
4*6판/224쪽
2024년 4월 25일
979-11-6855-175-6
16,000원

■ 작가의 말


본 글을 읽기에 앞서,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말하고자 합니다.


걷다 보면 언제나 마주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손수레를 끌며 폐지를 줍는 노인분들입니다. 매번 볼 때마다, 속으로 드는 생각은 단순한 연민이나 동정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저분들도 열심히 살고 있으니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희망과 나 자신의 각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의 손수레에 손을 얹으며 도와주겠다고 말했지만, 매번 거절당했습니다.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비교적 젊은 내가 도와드리려는데, 왜 마다하는 걸까? 무더운 날이나 추운 날에도 그랬습니다. 답을 찾지 못한 저는 결국,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자존감이나 열등감에서 그러는가 싶었습니다.


적어도 어느 노파에게 들은 그 말을 듣기 전까지.
“깨끗한 옷에 때 묻어 아가.”
그 말에 저는 부끄러움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자존감이나 열등감 따위가 아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배려와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해내기 위한 노력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 길이 거칠고 힘들더라도 말입니다.
저는 그들의 세상을 마주하기에 차원이 달랐고, 그릇조차 볼품없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요즘 내 일상에는 남을 위한 이타적인 행동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배려라고 말하지만, 언제나 나 자신의 편의를 숨긴 채, 그것을 배려라고 속였습니다. 그들이 방해되기도 하고, 어쩌면 도움이 안 될 게 뻔하니까. 심지어 믿음조차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노파는 달랐습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음에도, 더 편한 길을 알면서도,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마다했습니다. 그 모습은 감동적일 만큼 따뜻했고, 다정했으며 저에게 인류애를 일깨워주었습니다.


그날 이후, 폐지를 줍는 이웃들을 만날 때마다, 저는 일부러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웃는 얼굴로 가볍게 인사만 건넸습니다. 제 인사를 받은 분들 또한 해맑은 웃음으로 답해주고는 했습니다. 가끔은 자잘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어떤 날은 사탕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날들을 맞이하면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였으며, 그때마다 어렴풋이 느꼈던 감정이 있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감동적이고 따뜻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미지근하더라도 좋으니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내가 경험한 감동적인 순간들을 다른 이들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무료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잠깐이나마 내 마음이 닿고, 머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에게 있어서 디딤돌이자 도약입니다.
누구에게나 역할이 있고, 각자의 방식이 존재하니까.



■ 본문 중에서


신은 먼 존재가 아니라, 친구이자 동료이자 가족이었다
우리는 신을 가까이 마주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니가 좀 모자란 아이인 줄 알았어. 하지만 너희 할머니를 만나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지. 너희 할머니는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따뜻하고 미소가 아름다우신 분이셨어. 그런 할머니 밑에서 자란 니가 항상 부러웠어. 너의 따뜻함과 다정함이 어디서 왔는지 알 것 같았으니까.


너는 항상 밝고, 자신감이 넘쳤으며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어. 마치 당장이라도 날개가 있다면 세상 어디든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으로. 하지만, 사람들은 날개가 있다고 해도 바로 날 수 없을 거야. 처음엔 두려움에 망설이는 것이 당연하니까. 나 역시 마찬가지고.

작가의 말 – 3


죽은 자는 대답이 없다 – 8
살아가는 일상 속 – 27
스스로 찾는 행복 – 118
살아남는다는 것 –162
살아간다는 것 – 202


에필로그 1 ~ 5 – 217

여태규


낯설고 멀기만 한 문학이라는 이 녀석이 모두에게 친숙해지는 날이 오기를 꿈꾸며,  그리고 사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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