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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예 2
이석규
소설
신국판/288쪽
2024년 4월 25일
979-11-6855-242-5
18,000원

■ 서문


*1919년(기미년) 3월 1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시작된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은 전국 대도시는 물론 시골 읍, 면에까지 확산되어 요원의 불길처럼 퍼져나갔다.
남원의 3·1독립만세운동은 4월 3일 덕과사매에서 시작되어 4월 4일 남원읍 장날에는 절정을 이루었다. 그런데 그날 남녀노소를 불문한 1천여 명의 남원 군민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칠 때 일제의 무자비한 탄압과 총칼에 전북 지역에서 가장 많은 8명이 현장에서 순절할 정도로 컸던 남원 군민의 나라 사랑, 그 애국 애족의 중심에는 관료나 유지들이 아니라 대부분 농부였다는 들었을 때, 나의 선조 세종대왕 증손 시산군이 내게 해주신 충고,
“충효(忠孝)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代價)는 금수(禽獸) 취급을 받는 것이다.” 그 말씀을 나는 지금까지 마음 깊이 간직하며 되새기고 있다.
그렇다. 남원 3·1독립만세 애국지사들은 자기 시대를 알고, 자기 할 일을 알아서 지금 애국지사가 된 것이다.


이 선구자, 이 애국지사들의 삶은 수십 년이 흘렀지만, 나의 삶에 늘 신기하게도 통했기 때문에, 이 애국지사들의 짧은 삶엔 그보다 깊은 뜻이 함축되어 있다는 걸 나는 알았다. 이후 나는 새로운 것에만 치우치면 자칫 지식의 폭이 좁아질 수 있기에 폭넓은 사람이 되려면 ‘온고지신(溫故知新)’해야 한다고 외쳤다. 그 덕에 여러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을 뿐 아니라, 때로는 몇몇 사람들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보고도 아무 말도 안 하는 집안 어른들의 유기(遺棄)를 지적했다가 따가운 눈총을 받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굳이 알고 싶지도 않은 그만그만한 사람들의 인격까지 은밀하게 알게 되었다.
‘나도 이젠 말을 줄여야겠다. 지금이야말로 그럴 시기다. 요즘은 악덕을 한번 희롱해도 야비한 자들은 이를 죄악이라 일컫는 판국이다.’
그래서 피할 수 없다는 것은 무한한 도전 속에 인내와 지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애국지사들이, 마치 인간관계를 다 깨우친 사람처럼 삶으로 말씀 해주신 것을 나도 다시 아는 척 되풀이하자면, 사람이 마땅히 지녀야 할 역사관이란 첫째는 부모의 영향이 크고 둘째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적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간과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명예를 잃을까 봐 두렵다. 다시 말해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 아니고, 어른이라고 다 어른이 아니다. 존경을 받아야 진정한 어른인 것이다.
이렇게 사유(思惟)하는 삶을 자랑했지만, 이런 내 사유에도 한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인간관계는 사회 통념과 규범에 속한 것이나, 그 신뢰는 소금 같은 것이어서 그 맛을 잃으면 그 신뢰의 기반이 어디에 있느냐는 그들의 관심 밖에 있게 마련이다.


구원은 아주 가까운 데서 찾아왔다. 소설 『후예後裔』 제1권 - 왕가 후손 이야기 세종대왕 증손 <시산군>을 쓴 후, 제2권 <남원 3·1독립만세의거> 를 쓰고 있는데, 이 애국지사들은 내가 경멸하는 모든 것을 대변하는 존재였다. 특히 전주이씨 영해군파 시산군 후손의 집성촌인 남원시 사매면 대신리 여의터(매안이)에서, 남원 3·1독립운동으로 서훈을 받은 분이 6명이고, 아직 받지 못해(자료 보완해 신청 중인) 분이 5명으로 총 11명이 배출되었다.
이것은 우리나라 문중(門中) 사(史)에 유일무이한 일이다. 우리 선조의 과거(역사)는 나의 현재의 거울이다.
인간의 삶의 인격이란 것이 예(禮)와 지(知)의 연속이라면 그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지조(志操)가 있었다. 마치 딱 한 번 울고 죽고 싶은 가시나무새 같은 절개(節槪)에 연결된 것이다. 그의 내면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고도의 예지(叡智)가 내재(內在)되어 있었다. 그들의 이런 예지는 ‘다재다능’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는 저 구태의연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희망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비상한 정신, 일찍이 누구에게도 본 적이 없었던,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선구자이었다. 결국, 그들은 옳았고 그들은 이뤄냈다.


2024년 2월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
이석규



■ 추천사 중에서



이석규 작가가 서문에서 “‘충효(忠孝)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금수(禽獸) 취급을 받은 것.’이라는 그 말씀을 나는 지금까지 마음 깊이 간직하며 되새기고 있다”고 한 말은 이 작가가 마음에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알려주는 시금석(試金石) 같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면서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n)이 했던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는 말이 생각났다. 시산군이 플라톤의 말을 전해 들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지성을 가진 사람이 세상을 통찰력 있게 살폈다면 면면히 흐르는 시대 속에서 거듭되는 인간 세계 속의 비극을 몸으로 체득하면서 퍼 올린 통찰력의 산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석규 작가는 세종대왕의 증손인 시산군의 후손으로 왕가의 후예이다. 또한 우리 민족의 절대 염원이었던 민족 해방을 위해 1919년에 있었던 3·1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여 많은 서훈을 받은 선대를 두고 있다. 3·1독립만세운동 당시에 4월 3일부터 시작한 남원 군민의 독립만세운동을 하다가 일제의 무자비한 총칼에 8명이나 순절했던 그 대열에 선대가 참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6명이 서훈을 받고, 5명이 서훈 신청을 하여 결과를 기다리는 분을 합하면 11명이나 서훈을 받을 수도 있어서 가히 우리나라 어떤 문중에서도 볼 수 없는 나라 사랑에 특별한 뼈대가 있는 가문 출신이다.


그런 가문, 외손녀(원이숙)의 사모곡을 보면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효심이 특별했던 것 같다. 아직 철없는 나이로 제 앞가림도 못할 수도 있는 초등학교를 막 졸업한 때부터 풍으로 쓰러지신 외할머니를 수발했다. 그 외할머니는 남편인 외할아버지가 남원 군민의 3·1독립만세 운동의 시발지였던 사매에서 태극기를 직접 만들고, 시민들을 독립만세에 참여하도록 독려하여 만세를 부르다가 붙잡혀 투옥되었다. 투옥된 후에도 결코 기죽지 않는 강직한 성품으로 일본 헌병에게 모진 폭행과 고문으로 반신불수가 되었고, 투옥된 지 2년 만에 석방되었지만 그 후유증으로 어린 1남 3녀, 4남매를 남기고 36살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아직 젊은 나이에 어린 4남매를 둔 외할머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민족의 또 다른 비극 중에 하나인 6·25전쟁 때 행방불명이 되고, 멀지 않은 곳에 출가한 딸들이 살았지만 딸 집에 머물 형편이 아니어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잠깐 다녀온 후에는 홀로 거하셨다. 그렇게 내 맘대로 살기에는 자유로웠으나 기둥 같은 남편과 아들을 일찍 잃은 슬픔이 마음에 응어리져서 어두운 얼굴빛으로 기운 없이 사시던 할머니가 풍으로 쓰러지신 것이다. 그러니 형편이 여의치 못했던 이모들이 돌볼 형편이 아니어서 어린 외손녀가 식사를 손수 하지 못하시는 할머니께 밥을 떠먹이고, 요강에 대소변을 하시도록 부축해 드리고, 용변을 마친 후에는 뒷정리까지 몇 개월 동안이나 할머니를 수발들었다니 일찍이 효녀상을 받았어야 했다.


이 민족에게 큰 고통을 주었던 일제 앞잡이 노릇을 한 사람들의 후손들은 떵떵거리며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독립운동이나 3·1독립만세운동을 하다가 어려움을 당한 가족이나 후손들은 그 생활이 비참하고도 한 많은 인생을 살다가 떠난 이들이 너무도 많다. 그동안 국가가 그런 분들을 돌보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쩌면 그 외할머니의 한 많은 인생이 정성으로 수발했던 효심 가득했던 외손녀, 원이숙은 이 작가의 글을 통하여 얼마라도 위로가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추천의 글
『후예後裔 제2권: 남원 3·1독립만세의거』를 읽고_김범준(남원동북교회 목사) 4

작가의 말 9


사모곡 16
매안이 34
길에서 43
19세기 대한제국 55
봄의 독백 64
계룡산 80
격동의 시대 90
결혼  95
암울한 조국에 독립의 열풍이 몰아칠 때 106
덕과면 108
사매면 123
그러므로 열매를 보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이다 130
남원  134
남원의 삼순절(三純節) 142
전주이씨 영해군파 집성촌(사매면 여의터) 독립운동가 147
옥중서신 162
영춘(迎春)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 254


참고문헌  •  증언과 자료를 주신 분 267
후원해 주신 분들 268

평설
식민지 시대에 등대가 되어 조국의 미래를 밝힌 이들의 행적을 기리며_이충재(시인·문학평론가) 269

이석규


전북 남원에서 출생
2006년 천리안 문단작가 데뷔
2008년 월간 시사문단 시인 데뷔
2023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준비금
문인협회 회원
기독문인협회 회원
현대작가 회원
계간문예 이사


시집
『빈 잔의 시놉시스(2014)』
『나는 눈 오는 날 붕어빵 집에 간다(2022)』
『외할아버지 기도(2022)』


소설
『후예(後裔) 제1권: 시산군』
『후예(後裔) 제2권: 남원 3·1독립만세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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