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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의 꿈
김재은
장편소설
국판/344쪽
2025년 6월 15일
979-11-6855-351-4(03810)
17,000원

■ 소설 소개


“이곳이 너를 옭아매는 담벼락으로 여겨진다면,
여기에서 나가 자유롭게 살고 싶다면,
너 스스로의 힘으로 여길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야 해.
탈출 방법까지도 다른 누군가에게 의존한다면
그 결말은 지금과 같을 거야.”



■ 작가의 말


사춘기를 앞둔 12살 무렵, ‘장래 희망’을 적는 종이의 빈칸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과학자, 대통령, 축구 선수, 그 전엔 쉽게 적었던 단어들이 연필 심지 끝에서 맴돌았다. 만족스러운 답을 찾지 못한 나는 그 종이를 고이 접어 가슴 깊숙한 곳에 묻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답을 알게 되리라 믿었다.
세상이 그런 나를 보며 말을 걸었다. 꿈은 환상이다. 극소수만이 자신의 꿈으로 성공한 삶을 산다. 그러니 넌 대다수가 인정하는 대학과 직업을 목표로 살아라. 그의 말은 부드럽고 달콤했다. 그는 진심으로 나를 위하는 듯했다. 그의 말에 동의하자 묻어둔 종이 위로 한 겹의 흙이 쌓였다.


30년이 흘렀다. 나는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있었다. 새로운 가족의 구성원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 ‘나’는 없었다. 난 예전에 묻어두었던 종이를 떠올렸다. 그 종이를 찾아야 했다. 종이를 찾으러 간 그곳에서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인 거대한 땅덩이를 마주했다. 막막함에 압도당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한참을 그대로 있다가 세상에 도움을 부탁해 보기로 했다.
오래전 나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해주던 세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매몰차게 나의 도움을 거절했다. 종이를 찾으려거든 너의 맨손으로 흙을 파라며 비아냥거렸다. 배신감에 치가 떨렸지만,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나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딱딱하게 굳은 땅을 맨손으로 팠다. 손끝에 피가 맺히고 굳은살이 박였다. 고통을 삼키며 파 내려간 곳에서 난 씨앗 하나를 발견했다.


그렇게 이 소설을 썼다.

작가의 말 … 4


지네의 꿈 … 8

김재은


40대, 남편이자 아빠, 치과의사. 이 단어들은 나를 주체와 객체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둘을 분리하지 않고 삶과 하나 되고 싶었다. 삶이 내게 소설을 써보라고 제안했다. 2년간 틈틈이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삶은 나를 통해 자신의 생명력을 표현하길 간절히 바라왔다는 것을.


장편소설 『지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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