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MENU

 Home > 발행도서 > 문학 > 청어시인선
버려진 껌딱지
이순오
시집
국판변형(145*205) / 120쪽
2020년 9월 10일
979-11-5860-881-1(03810)
10,000원

■ 시인의 말


제가 중학생이던 시절의 늦가을쯤이었을 거예요.
이른 아침 등굣길에 논둑을 따라서 걷다가 서리 맞은
하얀 소국이 무더기로 피어있는 곳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작고 앙증맞은 꽃도 예뻤지만, 소국에서 풍기던 진한 향기는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답니다.
누군가가 제게 가장 좋아하는 꽃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전 그때의 소국을 말하곤 한답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 그 자리에 소국은 사라지고 없지만,
제 마음속엔 지지 않는 소국 정원이 하나 들어서 있답니다.
글 향도 마찬가지겠지요.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제 글이 독자님의 가슴에 향기로
남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꽃은 피고 지고
사랑은 울고 웃고
꽃이 핀다고 무조건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요
사랑이 깊다 하여 모두
맺어지는 것도 아니더라
꽃은 져도
향기는 기억되고
사랑은 떠나도
추억은 남는 것
질 것을 미리
염려하지 않고 피는 꽃처럼
아플 줄 알면서도
또다시 빠지게 되는 것
그것이 사랑이더라
그것이 인생이더라

시인의 말

 

1부 그것이 사랑이더라

 

흐르는 것은
폭설 같은 사랑
첫눈에
첫눈 내리던 날
장미
외사랑
야화(夜花)
술을 마시며
소나기
사랑해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이 아니라면
사랑은 촛불 같아요
들꽃으로 살게 해주오
맷돌
들국화 피던 날
도시의 밤거리
당신은 나의 애물단지야
능소화
눈에 네가 들어오면
노란 고무줄
그림자
금계국
그것이 사랑이더라

 


2부 버려진 껌딱지

 

감(感) 떨어진 날
다이어트
당의정(糖衣錠)
딱밤
모기
민들레 홀씨
버려진 껌딱지
별 헤는 밤
보름달
새치
선풍기 다시 돌다
신용카드
어머니의 장독대
오월의 장미
와이퍼
의심(義心)
잉꼬 새가 미워라
자동이체
잠 오지 않는 밤
축구공
코로나 19
조끼를 뜨다
천장(天障)과 바닥
표절(剽竊)
한여름 소나기
홍시
횡재

 


3부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 걸 그랬어

 

겨울비
그리운 너
그리움 꽃
꽃비 내리던 날
낙엽이 지네
네가 그리운 날에는
눈 오는 날에
달맞이꽃
동백꽃이 필 때면
봄비에 꽃잎 지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비를 기다리며
사랑한다 말하지 말 걸 그랬어
상처
싸락눈 내리는 날
아버지의 의자
아쉬운 미련
임 떠난 후에
지울 수 없는 그리움
첫눈

 


4부 어머니도 내가 미웠을까

 

간밤에
강아지가 죽었다
그대 지금 행복하신가
기회
김밥을 먹으며
꺾인 갈대의 꿈
꽃샘추위
꽃을 보면
꽃이
나이트클럽에서
늦가을 길목에서
들꽃처럼 살아야지
삶에서 죽음까지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소나무
어머니도 내가 미웠을까
옆집 할머니
저울과 자
천장(天障)

樹林 이순오

 

충남 보령 출생
월간 문학세계 시·수필 등단
한국신문예협회 연암문학상 본상 수상(2015)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너에게 말할 수 없어 시를 쓴다』
『버려진 껌딱지』
<공저>
『한국을 빛낸 문인』 2013, 2014년
『시세계』 2014 여름호
『하늘 비 산방』 5, 6호
『바람이 분다』

회사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출간문의 찾아오시는 길 사이트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