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시
정다운노인대학 여는 날 노인대학을 연다는 일이 사람 일이지만 사람 일만은 아니더라.
산수유, 진달래 지천인 봄철에 아내의 몸을 붉은 두드러기가 점령한다. 쐐기풀에 찔린 듯 울음 터뜨리고 온몸이 악어가죽 같을 때에 녹번碌磻 푸른 돌산 궁전宮殿이 젖가슴 풀고 손짓을 보낸다. 주님 미리 세워두신 방주方舟에다 사랑과 정성으로 정다운노인대학을 열자 아내의 살에 독거미처럼 대들던 밤의 껍데기들이 기적처럼 사라진다. 노인대학을 연다는 일이 사람 일이지만 사람 일만은 아니더라. 2006. 06. 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