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말 한 생애 살면 오면서 힘겨움 속 흔들릴지라도 그대는 참으로 아름답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고백하는 오늘, 나는 두 번째 시집 원고를 곱씹듯 다시 펼치고 되뇌듯 읽으며 홀로 가슴에 손을 얹고 하나님께 눈물 흘리며 고백합니다. 또 한 번의 소중한 생이 나에게 찾아온다면 나는 정녕 그 귀한 시간들을 어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해보니 가슴 뛰고 설레는 순간 너무 행복합니다. 믿음의 사람이기에 흔들리고 넘어지고 쓰러질지라도 다시 또 일어나 걸어가는 고귀한 꽃잎의 모습으로 피어나고자 몸부림 치며 기도하고 수많은 시간을 그분께 매달리고 울었습니다. 한 알의 진주가 작은 조가비 속에서 숨어 살 듯 고통 하는 긴 시간들이 없었다면 빛나는 보석으로 다듬어질 수 없듯, 작은 교회 개척자의 아내로 살아온 나날들 모두 나를 빛나게 하는 아름다운 밤하늘이라고 그분의 아름다운 바다 속 연단의 시간이라고 깨달음으로 감사드리는 오늘, 두 번째 시집 『흔들릴지라도 그대는 아름답다』 탈고를 마치며… 끝으로 지금껏 나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아껴 주는 가족들과 성도들에게 감사드리며, 언제나 특별한 인연으로 사랑을 주시는 장갑공장 집사님과 서평을 써 주신 이현수 주간님과 추천사를 써주신 배명식 시인님, 박방희 시인님, 정준모 교수님과 출판을 위해 힘써 주신 청어출판사 이영철 대표님께 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1년 어느 가을날 이다선
■ 본문 중에서
**흔들림
그대 갈바람 앞에 서 보라 흔들리는 것 어디 갈대뿐이랴 그대와 나의 영혼도 갈대 앞에는 그저 침묵으로 마음을 내어 주듯 곱게 흔들리다가 한 송이 꽃 되지 않으랴 아름다운 생 붉게 물든 꽃빛 사랑 아픔 속 빛나는 진주처럼 아름다운 꽃빛 추억 되지 않으랴 내 사랑처럼 곱게
**가시
내 안에서 땅 꺼지듯 들리는 고통의 한숨 나에게만 들리는 환청인가 싶어도 그대에게도 있으리라 생각해 보니 나를 너무 자고하지 않게 하는 숨은 가시 하나 그로 인하여 고개 숙여 살아가는 겸허한 나날의 삶 고린도전서 이장에 나오는 약할 그때 비로소 가장 강하다는 숨겨진 비밀의 깨달음처럼 신비롭다
**그리운 고향
가슴 속 그리운 어머니 생각에 잠 못 이루네 문득 먼 기억 속 고향을 떠올리면 나는 여섯 살 아이가 되어 대숲 바람 속 동구 밖에 서 있다 저 홀로 울지 그리워라 지천명의 세월에도 눈 감으면 떠오르는 그리운 고향 뒤뜰 감나무 아래 그리운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 “어험” 너무 그립다
**욕심 버리기
욕심 가득한 항아리 비운다고 아우성쳤는데 다시 보니 원점이다 부질없는 숱한 것들 버리고 비운다고 했는데 다시 보니 원점이다 고요 속에서 뒤돌아보니 모두 다 내 탓이다 그래서 꽃잎 앞에서 울지 운명처럼
**떠나는 사람에게
잘 가라 아쉬울 지라도 손 흔들리라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좋았던 것들만 기억하고 가라 상처는 강물에 흘려보내고 웃음만 가지고 가라 꽃잎처럼 별빛처럼 한 생애의 한순간을 꽃으로 어둠 속의 아픔들을 빛으로 웃으며 가라
**첫 은혜
가슴으로 사랑한다면 깊어가는 어둠을 두려워 말거라 때로는 살다 보면 깊은 수렁 속에 빠진 영혼의 모습 마치 타인의 모습인 듯 놀라는 거울 속 낯선 자화상 어디서 잃어버렸나 천하를 다 얻은 듯 황홀한 구원의 감격 안에서 알몸 하나로 버려질지라도 두려움 없다던 당당한 영혼의 몸짓들 첫 은총의 감격과 눈물들 다시 반짝이거라 별은 어둠을 탓하지 않는다
**선인장 꽃
핏빛 고통 속에서 붉은 꽃 이파리 하나둘 피어나는 순간 어둠 속 등불 밝히듯 깨어나는 꽃 너처럼 나도 일어나리라 삭막한 도시의 삶 한 생애 상처투성이뿐일지라도 신비로운 생명의 향기 발하는 붉은 선인장처럼 이제 다시 꽃잎처럼 곱게 피어나기 위해 힘겨운 산고의 고통을 앓으며 끙끙 밤새 눈물로 침상을 적시듯 산고의 신음을 토하며 새벽을 깨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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