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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진 언덕에도 꽃이 핀다
김희순
시집
국판변형/128쪽
2023년 9월 5일
979-11-6855-184-8
13,000원

■ 시인의 말


살아가다 보면 뒤안길에서
땅바닥에 주저앉고 싶을 때
번뜩이는 시 한 줄이
잠자는 영혼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첫 시집을 펴내면서


2023년 가을
은슬 김희순


■ 본문 중에서


*비상을 꿈꾸며


뜨락을 배회하는 파랑새 한 마리
밀폐된 공간 속에서 담장 밖 꿈꾸며
정지된 페달을 밟는다

땅바닥으로 곤두박질 서너 번
거꾸로 살아가는 세상 속으로
한줄기 펴는 빛
잠자고 있는 날개를 펼친다

푸드덕 활짝
중년의 깃을 당당히 세우고
이제 막 비상 중이다



*너에게 한 수 배운다


같은 울타리 안에서
가족처럼 지내 온 십년지기

말을 못 해도 입 모양 보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날이 갈수록 한 사람이 되어가는
보금자리

혼자 나서는 등 뒤를
빤히 바라보는 눈동자
헤아리지 못하는 속내를 알기나 할까

찬 바람 불어오는 가을 녘
작은 태동 소리
무언의 대화로 두 손을 잡는다



5 시인의 말


1슬  첫눈에 반하다


비상을 꿈꾸며
갑천의 여울 
대추나무 그늘에서 
빈집
배롱나무 앞에서 
그냥 눈물이 난다
겨울 냉이 
인연 하나
산수유 
못다 핀 연꽃 
너에게 한 수 배운다 
무심코 던진 말
죽는 날까지 꽃으로 피어나다
하나둘 고빗길에서 
지갑 속의 비밀 
詩 한 줄이 봄을 깨우다
일탈을 꿈꾸며



2슬  나를 위한 밥상을 차리며


그늘진 언덕에도 꽃은 핀다 
당신이 없는 자리 
나를 위한 밥상을 차리며 
아카시아 그 길에서 
상추밭에서 
보랏빛 엽서
반쪽 같은 사람아 
꽃도 한때다 
녹차를 마시며 
나주곰탕집 
낮은 곳에서 향기가 난다 
상수리나무 아래서 
아픔 
부부의 날 
한 장의 수채화 
떠나는 뒷모습은 아름답다 
촛불을 켜며 
섬초
삶의 바느질을 짓다


3슬  바람 품 안


속울음
능소화 
공중전화 속의 비밀 
홀로 커가는 나무
봄의 여신 
내가 숨죽어야 네가 되리
지워지지 않는 당신 
919 시내버스
그때는 몰랐다
그렇게 늙어 간다 
그녀의 손
소낙비 같은 사람
한여름 밤의 갈증
뿌리는 진실이다 
바람 품 안
손을 씻으며
쫑다리를 뽑으며
자전거를 타는 남자



4슬  밤에 피는 꽃은 붉다


그리운 아버지 
복숭아 그늘에서
당신은 누구시길래
가을을 탄다
다시 올 수 없는 그 시절
눈물 같은 바람이 분다
밤에 피는 꽃은 붉다
비바람이 불어온다 
7월의 손
눈 감으면 떠오르는
감자꽃
죽는 날까지 꽃으로 피어나다
봄비
누굴까
한줄기 비가 되어 내린다 
무심천변은 마음의 고향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것 



5슬  해가 갈수록 저녁노을은 불타고


떨어져도 꽃은 꽃이다
둘이 하나 되기까지
살구나무 그늘에서
가식으로 살아온 날
행주
가을은 만찬이다
세탁기 앞에서
가을밤 
5월의 밥상 
삭제된 메시지 
골목길의 추억 
시누와 올케 사이 
세월은 물 위를 달린다 
아버지를 닮았다
겨울비
지워지지 않는 꽃
욕심
그리움 한 사발 
마음을 들킨 하루 
나의 그림자
여름 끝에서
홍시 
모내기 
그 향기 
한고비 너머 찾아오는


발문(跋文)_그리움은 흰 꽃이고 보고픔은 붉은 열매다_증재록(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

김희순 시인


옥천에서 태어나 청주에 살고 있다.
청주시립도서관 시창작교실을 수료하였고
종합문예지 《한국작가》에 시가 당선, 등단하였다.
한국문인협회, 시울림문학회, 짓거리시세상 회원으로 작품활동 중이다.
제21회 샘머리백일장에서 시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동인지 『벚꽃길은 쉼표가 된다』 등 다수에 작품을 발표했다.
2023 충북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공모전에 당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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