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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벚나무 그늘에서
김종륭
시집
국판변형/128쪽
2023년 9월 10일
979-11-6855-178-7
13,000원

■ 시인의 말


까까머리 중학생 때
국어 선생님께서 교실 칠판에
‘4월’이라고 시제를 썼다
그길로 문예반에 들어가
시 쓰겠다고
중앙시장으로 미호천으로 쏘다녔다


그리고
50여 년이 지나
지금 여기까지 왔다

부끄럽게도
첫 시집을 엮어
그대에게 보낸다


왕벚나무 그늘에서

2023년 여름
김종륭



■ 본문 중에서



*봄날은 온다


겨울이 머무는 공원 사거리
둥글게 접힌 그늘막 겉포장에
짧은 문장이 쓰여 있다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펼쳐집니다’


아, 봄
봄이라는 말을 보는 순간
첩첩산중 숨었던 봄이
금세 달려올 것만 같다


봄날에
그늘막이 다시 펼쳐질 때
둥근 그늘막 아래 모인 사람들
다같이 마스크 없는 맨얼굴을
환한 얼굴을
마주보면 좋겠다



*왕벚나무 그늘에서


아파트 화단에 자리 잡은
왕벚나무 한 그루
유월의 햇살 아래
제 몸만 한 그늘을 달고
까만 열매를 톡톡 떨어뜨리고 있다


가지 떠난 열매는
지난봄을 기억하는지
벚꽃 낭자하던 그 자리에서
한 폭 수묵을 친다


장맛비 내리고
투명 물감처럼 번지는 빗방울에
서서히 지워져 가는 수묵화


가을이 오면
바람에 지는 단풍잎으로
다시 그림을 그릴 것이다
한 폭 담채화를 그려놓고
쓸쓸히 서 있을 것이다
왕벚나무는

시인의 말



1부  벚꽃 피는 봄


봄날은 온다
오월
사랑 고백의 문
장모님의 수건

빈집과 거미
벚꽃놀이 
너와 나
연꽃과 물총새 
카페라떼와 시
퇴근길
각연사
4월
고해성사
고마리
것대산에서
여백의 시
사월 고개 넘어간다
돌아온 탕자처럼
남주동 쇠전의 추억
성체조배
회화나무


2부  왕벚나무 그늘에서


타이어 화분
까치집
왕벚나무 그늘에서
늦가을 단풍놀이
하짓날 쑥을 뜯다
가을 강에서 
각시원추리꽃
하루를 여행한다는 것
구름은 몰린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이으
가을이 오면
별안간
고은 삼거리에서
추소리
내일 뵙겠다는 말
고구마를 엿보다
여름과 가을 사이
태풍 지나간 산정에서 너에게 띄우는 편지
추수감사절
여름이 떠날 무렵
추풍령에서
백제관음상
무릉에서 도원으로
빈 제비집은 쓸쓸하다


3부  겨울 풍경화 속으로


헌책방
겨울 풍경화
겨울 풍경화 2
까치설날
도청 사거리에서
어머니
요양병원에서
시인은 떠나고
무료 급식소
겨울나무와 잎새
동짓날
어떤 질문
입추
겨울 풍경화 3
겨울 풍경화 4
마지막 연수
2021년을 보내며
눈 속의 시
여의도에서 길을 잃다


4부  다시 봄을 기다리며


느티나무에 사랑꽃 피다
인연
레스토랑과 시
프리지아꽃
하이파이브
청바지
코로나19와 동그라미 구름과 일출
비올라와 기타
사라진 메타세쿼이아 나무
바위섬
달빛 프로방스
아이들꽃
왕벚나무
사랑한다는 말
돌장승
은방울꽃
코로나19와 마스크
엠마오 가는 길에서
나그네 다방
쌍암지에서
사직서

첫 인사


발문_마음을 펼치는 사랑의 노래_증재록(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

김종륭


1959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2018년 계간 《한국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1년 지하철 시 공모전에 「겨울 풍경화」가 선정되어 광화문역에 게시되었다.
2023년 충북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울림문학회 회원이며,
동인지 『빛이 닿는 산등성이에 오르면』 등이 있다.


e-mail: ryoong@kbs.co.kr


표지 그림: 아이리스, 2022 서양화가 김윤미
캘리그라피: 하랑 주정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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