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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 > 발행도서 > 문학 > 청어시인선
떠남은 서낭이다
이경석
시집
국판변형/112쪽
2023년 11월 14일
979-11-6855-209-8(03810)
13,000원

■ 서시


소라 껍데기 닮은
빨강 우체통 옆에서 엽서를 쓴다
그러다 문득
이 우체통은 왜 빨간색이며
이곳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을까
그리고 홀로 많이
외로울 거라는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들은
먼지 덮여 사라지고
그 위로 서푸른 시간이
켜켜이 쌓여가고 있다


나는 엽서 위에 그림을 그린다
기다림으로 익은 이름과
마냥 머물고 싶었던 공간과
여름밤 기타 소리와
달맞이꽃처럼 피어나던 모닥불과
모래강변으로 쏟아지던
별빛을 그려 넣었다


가장 아름답고 순수하던 시절,
그 감성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며
시를 쓴다



본문 중에서

 

 

*꿈을 꾸다

 

어제 꿈속에선

열아홉 겨울처럼 눈이 내렸다

동무들이 걸어가던 동구 밖까지

풀풀 흙냄새 일으켜 세우는

곁두리 풋눈이 내렸다

사랑 사색하던 자드락길

해맑은 긴 설렘

꿈을 찾아 무작정 산 넘어

서쪽으로 떠났던 이들은

어디를 지나고 있는지

재넘이 열아홉 기억은

맞출 수 없는 퍼즐이 됐는데

떨어져 나와 뒹구는

한 조각을 주워들고

호명하고 호곡하며

몇몇 동무에게 보내주었다

나처럼 잠시나마

머물고 싶었을 곡두라 여기며

■ 차례


2 서시


제1부  가끔은 하늘을 보다


10 꿈을 꾸다
11 코스모스 그리고 당나귀
12 예고된 철학
13 떠남은 서낭이다
14 바람이 네게 말한다
15 오솔길을 만나다
16 기다림
17 호수
18 내게 남기는 편지
19 새벽 기러기
20 짐을 풀고
21 섬강
22 무인도
23 어쩌다 여행
24 가끔은 하늘을 보다
25 쥐굴
26 아웃사이더
27 젖은 소리
28 히구치 이치요



2부  헤어짐이 기습인가


32 섬진강은 봄으로 흐르다
33 꿈을 누이다
34 두물머리
35 흔적
36 헤어짐이 기습인가
37 딱지가 앉다
38 바람이듯이
39 토평리 길
40 봄날에
41 미숙성이야
42 우는 여인
43 막다름
44 청산도
45 봄, 돌섬강
46 외옹치 바다
47 브람스 음악
48 내설악 노송
49 사랑은
50 오동나무
51 물억새의 꿈



3부  다시 수선사로 가자


54 알고 있을까
55 미련
56 사나운 날
58 안부
59 아버지
60 그 섬에 가면
61 어머니 댑싸리
62 스마트폰
64 가을 그리고 댑싸리
65 시인이라면
66 구룡사
67 오로지 매직이야
68 노숙자
69 다시 수선사로 가자
70 산꽃
71 지나간 후에
72 시퍼렇게 새기다
73 바람이 불다
74 시작은 늘 혼자다
75 부창리 이별
76 Okee 0417



4부  망설임은 늘 그자리다


78 메꽃
79 검단산은 알지
80 사은회
81 구리문협 정전
82 부창리 이십리
83 하루 의식
84 왜 그럴까
85 아내
86 네게 말한다
87 기러기 나는데
88 꿈
89 사과 빚는 누이
90 횡성 오일장
92 봄을 기다리다
93 망설임은 늘 그 자리다
94 함께 100년, 다 같이 인창
97 기억 한 조각
98 예봉에 들면
99 백목련
100 나리꽃
101 호이안 밤

103 나의 문학에 대한 소고

무구(無垢) 이경석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국문학, 대학원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한맥문학]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아직도 만나지 못한 그대』
『기차는 서쪽으로 간다』 『떠남은 서낭이다』 등이 있다.
경찰공무원으로 35년간 공직자로 있었다.
한국문인협회, 한맥문학가협회, 공무원문인협회,
샘물문학회, 구리문인협회 회원이며,
현재, 구리 및 횡성에서 萬物淨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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