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말
늘 글밭 주위에서 맴돌기만 하다가 발목 잡혀 예까지 왔습니다. 창고에 움츠려 쌓여 있던 시들을 한데 묶어 세상 밖으로 첫걸음을 내보입니다.
처음 글을 쓰던 그때를 떠올립니다. 아픔과 그리움으로 삶에서 엮은 빗소리들이 단 한 명의 독자분에게라도 긴 울림 있는 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쓴 문장이 주관적이든 객관적이든 공감을 끌어내어 소낙비 그치고 햇살 비친 하늘처럼 가슴으로 와 닿기를 바라며 환하게 웃어보렵니다. 2023년 겨울 청본 김정희
■ 본문 중에서
*블랙 코미디 1 끝도 없이 주저리고 있다 추억의 잔재 만질 수 없어 가슴에 가득 써 내지만 표현뿐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지금 웃고 있다고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도마 위에 오른 생선 이와 같을까
때로는 능숙한 기술로 사람들을 시선을 사로잡는 속임수의 마술사 고개 숙여 차갑게 웃어본다
마지막 아픔까지 웃고 있는 모습과 어둠을 바라보는 차가운 눈빛 독백의 블랙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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