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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 > 발행도서 > 문학 > 청어시인선
가리산 연가
어은숙
시집
국판변형/112쪽
2024년 10월 31일
979-11-6855-292-0(03810)
13,000원

■ 본문 중에서


*샘


습관처럼 하루를 살다가
지친 가슴
한 팔로 감싸 안아
늘어진 한 팔
버드나무 가지가 된다.


아스라하게 떠오르는 기억
집 가는 길 산모롱이
조용히 숨겨진 맷돌 한 장만 한


구겨진 지푸라기 같은 얼굴로
하늘이 노랗게 보이는 날이면
지치고 배고파 늘어진 가방 던지고
다리 뻗고 몸 내동댕이치던 곳
가랑잎 한잎 두잎 떠돌던
퐁퐁 샘


밤마다 별빛 내려앉아 놀던
샘물 벌컥벌컥 마시며
뿜어내던 한숨


어느 순간
들길 산길 지워진 지도 속에서
너도 있던 자리 잃어
무척이나 방황하였겠지.
네가 먼저 목말라 울었겠지.


지금은 콘크리트 바닥
손가락으로 후벼도 보고
주먹으로 두드려 뭉개도 보지만
부질없이 한숨짓는 기억
그리움으로 그 샘물 벌컥벌컥 마신다.
배 터지도록 별빛 모두 마신다.



*품에 안겨


너럭바위 베개 삼아 숲 그늘에 누워보니
솔바람 살랑살랑 아롱아롱 금빛 햇살
새소리 물소리는 한마음으로 노래하네.


마음이 가난하여 놓지 못한 근심 걱정
자연의 품에 안겨 욕심을 벗고 보니
비움과 겸손의 짝이 감사와 행복이네.


만상에 담긴 비밀 어찌 다 알랴 만은
넉넉한 이 마음이 자연의 축복이요
물아일체 하나 됨이 삼매요 해탈일세.

■ 차례


1부


8 샘
10 대숲에 서면
11 겨울 숲
12 은비령
13 자작나무
14 할미꽃
15 호박벌
16 녹색박각시
17 갈대
18 단풍의 꿈
19 품에 안겨



2부


22 나의 고운 임
23 그립습니다
24 당신을 보면
25 그대와 나
26 옥잠화 사랑
28 해변을 걸으며
29 물 같은 사랑
30 안개 속에서
31 봄비
32 꽃샘바람



3부


34 이렇게 살고 싶어
35 불꽃놀이
36 왜 눈물이 날까
38 새벽, 비 내리면
40 내 남자의 발바닥
41 인생은 롤러코스터
42 낙엽을 쓸면서
44 난지도(蘭芝島)
45 바다 앞에 서서
46 죽음을 위한 서시
47 수의를 지으며
48 위령기도를 들으며



4부


52 바람의 자유
53 향연
54 벼룩시장
56 아침 바다
57 도심의 밤
58 몽돌해변에서
59 딱새
60 조용한 이웃
62 밤의 교향곡
64 선우사의 밤
65 밤의 산
66 내 고장 영주
68 영주 희방폭포



5부  번역시


70 가리산 연가 - 봄
74 가리산 연가 - 여름
76 가리산 연가 - 가을
80 가리산 연가 - 겨울
82 광성보에서
86 시를 쓴다는 것은
88 알래스카의 별밤
91 알래스카 흰머리수리
94 빙하의 바다
96 낙타는 왜 사막을 떠났나
102 [가곡] 마니산 순정

107 [악보] 마니산 순정

어은숙


2018 《국보문학》 시 등단
2020 《국보문학》 소설 등단
2021 《한국문학신문》 소설 부문 작품 대상 수상
2021 「금호에 뜬 달」
한국국보문학 소설 분과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한국문예작가회 운영이사
국선도 사범
시민오케스트라 단원

시집 『가리산 연가』
단편소설집 『여신들의 축제』

다년간 교직에서 아동 청소년들에게
음악과 창의성 교육을 지도하였으며
지금은 청량한 소백산 자락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며
독자에게 마음 따뜻해지고 위안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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