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발행도서 > 문학 > 청어시인선
내가 웃는 동안(청어시인선 167)
유영희
시집
신국판변형/120쪽
2019년 5월 20일
979-11-5860-645-9(03810)
9,000원

시인의 말

 

떨리는 마음으로 첫 번째 시집을 세상에 내 놓은 지 8년이 되어간다. 나의 게으름도 한몫이었겠지만 자신 없어지는 시를 이름 붙여 내 놓는 일이란 점점 용기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사실 첫 번째 시집은 가까운 시인의 권유로 느닷없이 내놓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느닷없음이 그나마 내 시집의 출발이 되었음을 다행으로 여기는 중이다. 요즘 들어 부쩍 세월이 빠름을 실감한다. 내 곁에 오래 머물러 줄 것 같던 이들이 하나 둘씩 하늘로 오르는 이유다. 지금 우리가 세대교체의 시간을 살고 있는 거라고 지인이 귀띔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두 번째 느닷없음도 조금은 더 미루어졌을지 모른다.

첫 번째 시집을 낸 후 많은 일이 있었다. 나의 꿈이던 대학원 졸업과 한 번의 이사와 남편의 이른 퇴직, 그리고 아이의 결혼과 평창에 조그만 세컨 하우스를 마련하기까지 나의 일과는 쉬지 않고 지나갔다. 그 일들을 차례로 겪고 보내면서도 시간이 어제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건 틈틈이 메모할 수 있는 언어를 곁에 두고 살았음이라 생각한다. 그건 자의적일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묶다보니 미흡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몇 번을 들여다봐도 완성되지 못하는 시들은 한곳에 밀어놓고 그 중 마음에 닿는 것 몇 개 골라 편의상 4부로 나누어 보았다. 그렇다고 뚜렷한 경계가 있는 건 아니어서 무궁무진한 시의 세계나 특별한 소재를 찾는 것에 대한 노력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두기로 한다.

계절과 가족과 소소한 여행일기, 그리고 그 외 나의 눈에 들어왔던 이들의 따뜻하고도 아픈 흔적을 그려 넣었다. 우리가 쉽게 만나는 사람들, 때론 스친 것조차 기억나지 않는 이웃들에 대해, 진저리나도록 아름다웠던 나의 봄날에 대해, 부인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 깊이 뿌리내린 아버지의 가난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현실 속, 내가 웃고 있는 동안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 버리는 무심함에 대해서도

시골에서 자란 나는 흙에 대한 기억과 고향의 향수를 벗어날 수가 없다. 시의 깊이는 배제하고서라도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들, 앞으로 얼마동안은 더 시를 쓰면서 살아야하는 날들의 일부라도 읽는 이들에게 포근히 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부족한 글이 독자의 상상력으로 날개를 달 수 있다면 더없는 영광이겠다. 난 오늘도 간절하게 독자들의 너그러움과 사랑을 구할 뿐이다.

목차

 

 

시인의 말

 

 

1

 

경칩

외갓집 감나무

, 또 만나다

입춘

먼지 귀신

개망초

자유로 억새

지하도 그 남자

팔월 담쟁이

잔인한 계절

집을 짓다

넝쿨 장미

봉숭아

겨울에 서서

분갈이를 하다

11월의 비

내가 웃는 동안

겨울나무

한해를 보내며

 

 

2

 

이를 뽑다

오늘은

대상포진

핑계 1

핑계 2

불면의 밤

어머니의 후라이팬

오래된 사진관

밥 먹는 여자

암센터에서

그루터기

이 밤에

된장을 담그다

독거

하관

남편의 구두

들꽃

입을 삼키다

하루

아버지의 지게

 

 

3

 

그녀는 여행 중

가는쟁이

전장포에서

생선구이 집

임진강 낙조

영국사 은행나무

대나무 숲에서

환절기

감자를 심으며

해독하기 어려운 날

고향 아저씨

평창일기

쇠롱굴에 내리는 눈

적벽강의 몽돌

버려진 우산

제주, 올레길 걷다

황태 덕장

키 작은 소나무

임자도 그 바다

사각형에 대하여

 

 

4

 

 

그 여자 마네킹

서다 날다

불면증

사돈 어르신

모래시계

소원 들어주기

나누는 일

도꼬마리

수레 끄는 노인

이름 새기기

옥상은 외롭다

키높이 구두

거미집

낮은 데로 임 하소서

괘종시계

빵 권사님

구두수선 집

전봇대

소리의 균열

앞과 뒤

 

후기

유영희

 

충남 당진 출생

현재 파주시 거주

1995년 시흥시 연성문화제 백일장에서

시 부문 장원으로 글쓰기 시작

문학공간 () 신인상

명지대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파주문인협회 이사

경의선문학회 사무국장

동서문학회원

 

<시집>

들꽃의 이름으로

내가 웃는 동안

회사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출간문의 찾아오시는 길 사이트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