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저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캐디를 했던 사람입니다. 저는 캐디라는 직업 외에 별다른 이력이 없습니다.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 정말 별 볼일 없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일지 모릅니 다. 그러나 저는 소설을 쓰는 내내 스스로 바뀌어가고 있음 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제가 처음 캐디를 시작했을 때, 언젠가는 이 소재로 글을 써 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다짐했던 시간이 벌써 10년 이 넘게 흘러가 버렸습니다.
이 이야기는 소극적이고 말수고 별로 없는 평범한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이 여성은 캐디가 되어 훗날 최고의 자리까 지 오르게 됩니다. 캐디는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이 평범한 여성 캐디의 성공기를 통해 캐디라는 직업에 대한 편견을 완화시키고 누구든 노력하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책속에서
“네, 고객님. 여기서는 저 멀리 보이는 언덕 중앙 보시면 좋습니다.” 지아는 오늘도 어김없이 손님을 모시고 코스로 나왔다. 친 절하게 홀 설명을 하고 나서 세컨드에 있는 앞 팀이 빠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지아 씨는 남자 친구 있어?” 고객의 뜬금없는 질문에 당황하며 아무 말을 못했다. “왜 쓸데없이 사생활을 캐물어. 안 그래, 지아 씨?” 이빨이 유난히 누런 남자가 그녀를 느끼하게 쳐다보며 말 했다. 그녀는 고객이 이런 식으로 질문할 때마다 어떻게 해 야 할지 몰라 애써 시선을 피했다. 대답을 하면 얘기가 길어 져서 끝이 없을 것 같고 안 하자니 난처했다. 혹시 이것을 빌 미삼아 캐디가 서비스가 엉망이네, 일을 못하네 하는 억지를 부리며 컴플레인을 걸고 가는 경우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몸매도 이 정도면 딱 적당하고 말이야. 난 개인적으로 여자가 너무 말라도 재미없더라고.” 카트에 앉아 있는 고객이 그녀의 몸을 힐끔 쳐다보면서 말 했다. 몇 홀 돌면서 음흉한 시선으로 쳐다봤다고 생각하니 확 짜증이 났지만 화를 낼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나는 가슴도 빵빵하고 허리도 잘록한 여자가 좋 더라.” 다른 고객도 그녀 앞에서 손으로 몸 모양을 만들며 말했 다. 그녀의 시선은 넓은 페어웨이에 머무르며 이 시간이 빨 리 지나가기를 바랐다. 그러나 앞 팀은 갈 생각을 안 하고 언 덕에서 헤매고 있었다. “야, 너희들은 숙녀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어. 미안해요 지 아 씨. 이 친구들이 원래는 안 그러는데 예쁜 사람만 보면 짓 궂어요. 그래서 말인데 오늘 저녁 시간되세요?” 그녀는 고객이 장난스럽게 하는 사과에 어이가 없었다. 모 두 한통속처럼 보였다. 그러나 얼굴을 찡그릴 수가 없었다. “네? 저희는 손님을 만나면 안 됩니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무뚝뚝하게 말했다. “에이, 그게 무슨 소리야? 지난번에 나 걔 만났는데… 같 이 일하는 애들하고 나와서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가서 재밌 게 놀았어. 아, 진짜 노래 잘 부르더라.” “걔는 가수해도 되겠어. 섹시하게 엉덩이를 흔들어대는데 밤에도 잘하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