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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비의 환생(제23회 하림예술상)
노령
소설
4*6판/296쪽
2019년 08월 20일
979-11-5860-680-0(03810)
13,000원

장편 숨비의 환생은 다섯 번째 작품집이다. 그러니까 작가의 말도 다섯 번째로 쓰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책을 출간하려 할 때마다 늘 망설여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의 창작 동기와 소설에 담은 메시지가 독자들께 제대로 전달될지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작품을 시작할 때마다 가슴을 뛰게 하는 창작에 대한 희열이 있을망정, 삶의 감동이 담긴 수작을 쓰겠다거나, 독자의 반응을 전제하지는 않는다. 매번 내면에서 저절로 분출하는, 그래서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간절함에 응답하는 심정으로 펜을 들곤 한다. 이 장편소설도 그렇게 시작하고 맺었다.

장편 숨비의 환생은 처음부터 연작으로 구상했다. 4부로 나눈 장마다 화자를 달리했다. 1부는 4·3사건의 희생자 가족인 제주 토박이 할머니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끌어간다. 2부는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자 딸이 화자가 된다. 3부는 권력으로 국민을 겁박하는 가해자 아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마지막 제4부에서는 세월호 사고로 딸을 잃은 부모가 화자가 된다. 그렇게 각 장마다 다른 화자들이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세상을 비판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 소설을 쓰던 때에 회자되던 말이 이것이 나라냐였다. 지금까지 국가가 국민에게 어떻게 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수많은 사건들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했다. 그 많은 고난 속에서도 국민은 참으로 오랫동안 견디어 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리가 겪어낸 삶의 고난과 갈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용서란 단순히 있었던 일을 없는 것처럼 덮는다거나, 피해자가 아픔을 간직한 채 힘겹게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세간의 오해와 달리 용서는 부당한 행위에 대한 기억과 비판, 분노를 전제한다. 정의롭지 않은 일이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생각하고 정의를 세우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강남순 용서에 대하여에서)

 

그런데 저들은 세월호 참사를 일개 교통사고라며 이제 그만 잊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국가폭력에 대해 유족들은 아직 비판도 분노도 다 표출하지도 못했는데 덮어버리라고 윽박지른다. 원인을 파헤치고 정의를 세우려하는데 이제 그만 모두 잊으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하나도 거치지 않았는데 어떻게 가해자 국가를 피해자 국민이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성찰적 분노 없이 어찌 화해를 꺼낼 수 있는가.

 

처참한 모습으로 떠오른 선체를 차마 마주보지 못한다. 모든 것이 내 잘못인 것만 같아서다. 좀 더 일찍 정신을 차리고, 눈을 부릅뜨고 세상을 살펴야 했다. 그러지 못해서 우리는 지금 많은 불행을 겪고 있다. 어머니가 겪은 4·3사건, 내가 겪은 세월호 참사, 그리고 아이의 엄마가 당한 가습기살균제 사건들이 별개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되풀이되는 국가권력의 횡포는 깨어 있는 국민만이 막을 수 있다. 그래야 내일의 세상은 진실이 힘을 얻는 사회로 바로 설 것이다.”(본문 중에서)

 

4부를 끌어가는 화자, 미소의 아버지 오진국은 처절하게 반성한다. 이렇게 깨어있는 국민만이 건강하고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건강한 국가 사회를 이룰 것이라는 희망을 공유하고 싶다.

소설에 묻힐 때마다, 그 소설책을 낼 때마다 항상 힘을 보태주는 油然 님이 고맙다. 그리고 내 삶의 울타리가 되어 주는 아들 내외, 사랑스러운 손주들 ··도 바르게 자라주어 고맙다. 좋은 책으로 엮어주신 청어출판사이영철 대표님과 편집진에게도, 아울러 소설집을 낼 수 있도록 마중물을 부어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에도 감사를 전한다.

 

작가의 말_ 4

 

1. 숨이 막히다_ 10

2. 숨이 가빠오다_ 81

3. 숨이 벅차오르다_ 149

4. 숨을 거두다_ 222

작가_노령(魯玲)

 

지은이 노령(魯玲)은 그녀의 필명이다. 본명 노경자 외에 노경찬이란 필명을 쓰기도 하였다. 그녀는 전주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2006년 노경찬이라는 필명으로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동심원이 당선되었다. 장편소설 파도타기(흐름출판사, 2009), 창작소설집 바람의 눈(작가, 2011), 수레국화꽃(작가, 2013), 장편소설 왕조의 운석(시선사, 2016)을 상재하였다. 이번 숨비의 환생은 그녀의 다섯 번째 저서이자 세 번째 장편소설인 셈이다. 또한 그녀는 소설 창작에 매달려 밤과 낮을 거꾸로 살며, 백제(百濟)를 소재로 한 대하역사소설 혼맥(婚脈)을 집필하여 인터넷 서점 ‘yes24’에 장기 연재했으며, 이번에 탈고한 5권을 먼저 전자책(그래출판, 2016)으로 출간하였다. 혼맥(婚脈) 1-얼의 나라 , 혼맥(婚脈) 2-얼의 나라 , 혼맥(婚脈) 3-불의 나라 , 혼맥(婚脈) 4-불의 나라 , 혼맥(婚脈) 5-물의 나라 5권을 전자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 2012년에 전북소설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는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전북소설가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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