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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비너스
심은신
장편소설
신국판(152*225)/332쪽
2019년 11월 30일
979-11-5860-711-1(03810)
13,000원

작가의 말

 

그리스 여행 중 코린토스(고린도)를 방문했을 때
고대의 영광은 사라지고 돌무더기만 남은 적막한 도시에 
홀로 우뚝 솟은 해발 575m의 아크로코린토스 산을 만났습니다.
두터운 성채로 둘러싸인 산 정상에는
코린토스의 수호여신 아프로디테의 신전 터가 있었습니다.
일찍이 교역과 상업의 발달로 환락의 꽃이 된 도시 속,
높은 신전에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섬기던 천여 명의 여 사제들은
겐그레아 항구와 레카이온 항구를 통해 외국선박이 들어오는 걸 보고는
산에서 내려와 남자들에게 몸을 팔고,
대가로 받은 돈을
다시 자신의 여신에게 헌물로 바쳤다고 합니다.

미의 총화인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무한한 동경의 눈길을 보내며
날마다 온 마음으로 제사했을 고대 여 사제들이 시현처럼 떠올랐습니다.
그녀들에게 아프로디테 여신이란 완벽한 외적 아름다움과 여성적 매력,
부산물인 풍요로움까지 주관하는 존재가 아니었을까요?
간절히 닿고 싶으나 결국 닿을 수 없는 열망의 별이었을 테지요.
어쩌면 열망 그 자체였을지도 모릅니다.

오랜 시간을 따라 마모되고 풍화돼버린 여신의 신전 터를 응시하는데
그 순간 마음에 차오른 감정은 뜻밖에도 슬픔과 연민이었습니다.
아름다움과 성(性), 그리고 풍요를 숭배하는 세계란
어쩐지 한 몸에 세 개의 상체가 붙어있는 샴쌍둥이처럼 버거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여신의 환상을 떠나 자유로워지기란 무척 어려워 보였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여전히 숭배 받고 있는 아프로디테의 화려한 옷자락을
느꼈다면
여행자의 과람한 상상이었을까요.

신화와 과학문명의 꽃이라 불리는
우리 시대 문화의 집약체인 성형수술을 통해
아프로디테 여신이 진화해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 보고 싶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거슬러 오르다 보면 어느 지점에선가
인간이 그토록 닿기 원하는 열망의 비밀에 대해 조금은 알 것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글 쓰는 내내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습니다.
흘깃 엿본 열망의 입자들이 너무도 비루하고 초라해
물거품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의 원형인가 싶었습니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도 그 열망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에
우리 시대 자화상을 보듯 부끄러웠습니다.
열망은 시간을 따라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적 난제라는 걸
다시 깨닫습니다.
우리의 내면을 닮은 가엾은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가진 그대로의 부끄러운 열망을 표현해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열망의 초라한 자화상에도 불구하고……
열망보다 더 아름다운 소망이 우리 곁에 있어서
다시 새로워질 수 있다는 건 여전히 큰 힘이 됩니다.
주후 50년 경, 아테네를 떠나 코린토스로 옮겨와서
열망보다 더 아름다운 참 소망을 외로이 설파했던 한 남자를 기억합니다.
그 아름다운 소망 때문에
부족한 필력의 걸음을 앞으로도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이 출간되기까지 도와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자신의 열망이 아닌 타인의 소망을 위해 살아가는 분들이 옆에 계셔서
행복합니다.
나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2019년 가을에, 심은신

작가의 말   5

 

프롤로그 - 6월 둘째 주 「허즈투데이」 소식
오! 포르투나(O! Fortuna) - 4월 둘째 주 수요일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6월 둘째 주 수요일
신화神話 속으로 - 3월 첫째 주 수요일
비너스(Venus) - 3월 둘째 주 수요일
베누스(old Venus) - 3월 셋째 주 수요일
이슈타르(Ishtar) - 3월 넷째 주 수요일
아세라(Asherah) - 4월 첫째 주 수요일
다시 거품의 바다로 - 5월 둘째 주 수요일
오! 포르투나(O! Fortuna) - 6월 넷째 주 수요일
에필로그 - 7월 첫째 주 허즈투데이 소식

심은신(沈恩信)

 

국문학과 상담심리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중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
2016년 단편 「달맞이꽃」으로 월간문학 신인작품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고, 단편 「마태수난곡」으로 공무원문예대전에서 수상했다.
2017년 장편소설 『바람기억』을 출간했다.
2018년 한국소설가협회 주관 「신예작가」에 선정되었고 단편소설집 『마태수난곡』을 출간했다.
2019년 단편 「알비노」 로 경북일보문학대전에서 수상했다.
한국소설가협회와 소설21세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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