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MENU

 Home > 발행도서 > 문학 > 청어시인선
이름값
신두업
시집
국판변형(145*205)
2020년 1월 30일
979-11-5860-734-0(03810)
10,000원

□ 시인의 말

 

세 번째 시집을 묶는다.
시집 제목을 많이 고민했다.
세상 모든 것은 저마다 이름이 있고
적절한 이름값이 있다.
내 이름 ‘두업(豆業)’은 좀 특이해서 어린 마음에
창피하다고 초등학교를 예명으로 다니기도 했다.
콩이 업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콩가루나 간장 된장이 된 콩처럼
삶의 시련 너무 버거워, 때로는 속상하기도 했다.
요즈음은 사람들이, 시인다운 이름이라고,
특이해서 기억하기 좋다고들 한다.
그동안 원망한 부모님께 죄송하다.
여태껏 이름값을 열심히 치렀으니,
이 시집 『이름값』은 독자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시평을 써주신 임문혁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사랑하는 나의 자녀, 격려하고 후원해준 형제들,
시 짓는 할머니를 자랑스러워하는 손주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2020년 1월 영운서재에서
신두업

 

 

----------

 

□ 본문 중에서

 

 

*우리 웃으며 사세

 

빵을 찾아 종일 헤매다가
집에 오면 몸은 절인 배추
남편은 우리 웃으며 사세

육십 년을 함께 산다 해도
서로 눈 맞추는 시간은
십 년도 아니 된다던 당신

늘 고픈데 웃을 수 있느냐고
시큰둥한 대거리에도 그냥
우리 웃고 사세

어느 날 홀연히 별이 된 당신
새벽예배 갈 때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우리 웃으며 사세

 


*연시

 

푸른 젖꼭지 암팡지게 물고
여름 강 건너온
시고 떫은 삶도

이 가을볕엔 그만
녹녹하게 풀리고 말아
홍조 띤 말간 얼굴

사랑의 입맞춤에
달보드레한 살집
송두리째 바치는 저 여인

 


*몽돌 해안에서

 

아무렇게나 짓밟혀 차이고 굴러서
모나고 상처투성인 돌덩이들
땅 끝 해안에 다다르자
바다는 거품 물고 달려와
쪽빛 치마폭으로 감싸 안고
철썩철썩 토닥이며 씻긴다

바닷물은 아무리 울퉁불퉁한 돌도
매끈한 곡선으로 다듬어서
보는 이들 누름돌 하나, 수석 둘
아예 뭉텅뭉텅 건축자재로
해안의 몽돌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신두업 시인이 시로 쓴 자서전의 뒷장을 덮을 때가 되었다. 두업 콩은 이제 거듭나고 거듭나서 진한 간장이 되고, 잘 발효된 된장이 되었다. 드디어 마침내 콩의 시가 된 것이다.
세 번째 시집 『이름값』의 발간을 축하드리며, 아무쪼록 진달래 참꽃 같은 시, 진한 간장, 잘 발효된 된장 같은 시를 많이많이 쓰시어, 집안 가득 알찬 시가 채워지고, 시와 같은 삶을 사시기를 기원한다.

 

-임문혁(시인,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 차례

 

시인의 말

 

1부 함께 사는 게 어떻것소

 

그 산에 가면
혀함께 사는 게 어떻것소
설악산 주목
정상
갑옷 입고 태어나
쌀 품은 페트병
뱀들의 기승
형체도 없는 녀석이
우리 웃으며 사세
행복인 줄도 모르고
하얀 꽃 흐드러질 때
혼자가 아닌 것을
차마 버릴 수 없어
누가 누굴
보은
계절도 치매
우리는

 


2부 이름값

 

진한 눈물 한 톨 한 톨
죽순
큰가시고기
삼종지도
이름값
어미
그 여인
엄마 욕심
짝 잃은 백로
족쇄보다 무거운 멍에
등불은 별이 되어
연시
늦깎이 진달래
주름 마스크
달맞이꽃
선인장꽃
자수
매미 소리

 


3부 어째야 쓰까이

 

불 동냥
짝사랑
어째야 쓰까이
빈집 1
빈집 2
빈집 3
어머님의 아리랑
세 들인 적 읍는디
어머니의 바느질
동지 죽
홀어머니 명절
토담집 울 엄니
할머니와 씀바귀
지독한 허기
한옥 추녀
탱자나무
함 들어온 날
눈 내리는 날이면

 


4부 물의 설법

 

강물 같은 삶
바다와 섬
물의 설법
희한한 일
홀로 남아 3
홀로 남아 4
자동충전기
오월의 손님
복사꽃 사랑
사랑 1
사랑 2
사랑 3
사랑 4
초순에서 그믐까지
밥통이 뿔났다
돌쇠의 해법
오욕(五慾)
소망 머리방
국화차
합죽선

 


5부 지구 따라 돌다

 

백두산에서
독도
백령도 가마우지
데스밸리
이구아수폭포
남태평양에서
몬주익에 오르니
함정 아닌 함정의 도시
소녀와 물개
그랜드캐니언
레드우드 수목원에서
낯선 꽃 루핀스
가을 나들이
세미원에서
섬백리향
보령호
몽돌 해안에서
연못의 백련꽃

 

해설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시적 표현 _임문혁(시인, 문학평론가)

신두업(申豆業)

 

호: 영운(嶺雲)
전남 고흥 출생
서울 명지대 문창과 졸업
현재: 국제 펜 한국본부 이사
한국문인협회 문학기념 조성위원
강서문인협회 자문위원
일성문학회 부회장

 

시집
『바다가 있는 산』 『끈 풀린 주머니』 『이름값』

동인지
『무인도에서 쓰는 편지』 『시의 이슬은 이 아침에도』
『늘 푸른 나무가 되어』 등

 

수상
문학세계 신인상
강서문학 본상
한국문화예술 시부문 대상

회사소개 개인정보취급방침 출간문의 찾아오시는 길 사이트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