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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들러리로 살고 싶다
곽구비
시집
국판변형(145*205)
2020년 2월 10일
979-11-5860-739-5(03810)
10,000원

□ 시인의 말

 

읽으면 풀썩하고 명랑해지는
가벼운 말로 노래하듯
읽으면 까르르 해지는 맑은 시를
집에 놓고 싶었습니다

내 가슴에 쌓인 모든 시간들의
감정을 주관적 언어로 꺼내 쓰다가

자연을 바라보고 자연에서 찾은
흐름들을 가슴에 들이고 나자
객관적인 자세로 쓰여지더군요

하여 모든 감정이 가벼워졌음을 느꼈습니다

가벼움이 무거움보다 소탈하여
쉽게 행복해진다는 경험을 한 셈이죠
세계로 둘러보고 와서
우리강산의 많은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역시 우리는 자연의 들러리로 살아야
맞지 자연을 파헤치고 맞서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시인이 넘치는 세상이어도
시가 사람 앞에 읍소하는 일 없기를 바랬으며
시 정신은 올바로 새기며 쓰고 싶어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언어를 꺼내 쓸 때의 짜릿함
소진 할 때 까지 행복하게 쓰고 싶은
시에 대한 나의 자세엔 변함없을 것입니다

누군가 단 한사람의 공감만 있어도
그 시는 만족이란 생각하며

글 한 토막에 가슴 설레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합니다

 


□ 추천의 말

 

툭툭 차창을 보고 있는
동행인에게 말을 던지듯
시의 말을 던지는 시인이 곽구비 시인이다

언어의 조탁이나 꼼꼼한 세공보다는
데면데면 말을 건네는 그 말 속에
때로는 철학이 담겨있고 때로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친구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꽤 쌀쌀맞은 투명한 시인이다

시도 그렇다 읽으면 읽을수록
감칠맛이 나는 게 곽구비 시의 진미다

굽이굽이 걸어 들어갈수록 향기가
숲 같은 시라고 할 수 있겠다

 

- 이승하 시인(중앙대학교 교수

 


□ 본문 중에서

 

사랑할 때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

언어로 빛이 나는 풍경을 쫓다가
그의 생각에 궁극의 허기를 느낀다
보고 싶었어 그 달콤한 속삭임 하나가
우리의 시가 되어 날아다녔지

마음속에 새겨 넣었어야 했어
시를 찾으러 다시 헤매는 일 없게
사랑을 보내면 안 되는 거였지

어둠이 처놓은 그물에 걸려든 별과 달들을 기분 따라
독하게 또는 화려하게 치장하기 시작한 것도
사랑과 이별을 경험한 후였겠지

그를 바라보고 있었을 동안엔
건조한 상관물에게도
말랑한 언어를 씌우며 기뻐했고
아름다운 생각만 하면서 시를 썼겠지

더듬이처럼 상상의 촉을 세우고
쉴 새 없이 의식을 일깨우다가
모든 언어가 시였을 적 그가 그립겠지

추천의 말 / 시인의 말

 

1부 고드름처럼

 

일상의 긴 안부
포구에 갔었제
겨울이면
숭고함
부산 자갈치 시장
포기의 잘 쓰임 보고서
지리산 연가
이별도 수정할 수 있나요
낙산사 겨울 바다
무거운 산책
고드름처럼
겨울 동백꽃 같던
반가운 소식은
메리 크리스마스

 


2부 안녕 봄날에 수다와 친구들

 

사랑을 잃었던 순이의 봄
자연의 들러리로 살고 싶다
아름다운 기억
2월에 드러나는 것들
기다리는 여심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지
안녕 봄날에 수다와 친구들
봄이 일으킨 작은 혁명들
마음에서 오는 봄
겨울의 끝을 타박하던 봄
문밖에 찬란한 슬픔들
흔들리는 봄
앵글 속에서 피어나다
고려산 진달래 눈으로 즈려 밟으며
오월 그녀가 갑이다(장미)
메추라기의 외출
나의 봄엔 당신 있었네
당신 오는 길목
훔쳐온 봄

 


3부 봉숭아 꽃물들이며

 

시인의 정원에 걸린 화력의 팔월
봉숭아 꽃물 들이며
다알리아 꽃밭에서
노을이 지나간 자리를 더듬다
금계국 흐르러진 길에도 그리움이다
징검다리 건너면 그대 있을까
어제는 양평 세미원에 갔었죠
오지의 숲에 다녀오다
닮은 꼴
개망초
나비를 기다린 양귀비
해바라기
비 갠 다음날 자연이 수놓은 세상
그녀는 슬퍼도 아름다웠네
푸른 들판은 아버지다

 


4부 가을과 나

 

가을의 풍경과 충돌하면 그리움이 생겨
귀하의 가을은 안녕하신지요
가을과 나
물의 정원에 내려앉은 가을
환청
너를 보고 세상의 언어를 놓치다
고개 들면 거기 변함없는 것들이 순수일까
그들이 여행을 떠난 이유
은행잎 문장을 가을에 꿰어오다
실레길 또 하나의 전설에도 가을
가을은 몽유병 같았지
꽃무릇 당신을 만나 행복했습니다
한 뼘 자란 가을과 가위바위보
9월이야
설악의 품으로 가보자 했어
가을로 가는 여행
가을 안부
가을이 만든 풍경들
못 잊을 사랑

 


5부 정리

 

황금 들판에 서면
박제하고픈 인연
종소리
정리
안개
대화가 필요해
해프닝
빨래들
비오는 날 주막에서
마음에 부당거래
무명 시인
여자들
흐르는 시간들
그때의 오만함
사랑할 때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
바보처럼
비원내기
등대 앞에서
심란한 외로움

곽구비

 

영암 출생 춘천 거주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스토리문학 회원

시와글벗문학회 회원

시와달빛문학회 회원

9회 강원경제신문 온누리공모상 대상

 

<시집>

푸른 들판은 아버지다』 『사막을 연주하다

가시 박힌 날』 『자연의 들러리로 살고 싶다

 

<동인지 참여작>

꿈을 낭송하다, 꿈꾸는 도요, 새벽빛 와 닿으면 으스러지다, 이슬 더불어 손에 손 잡고, 노루목에 부는 바람, 무너진 흙 담 너머, 별 세다 잠든 아이, 물의 발자국, 서랍속의 바다, 어떤 위로, 벗은 발이 풍경을 열다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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